“돈 내면 원하는 대학 합격시켜줄게”...전 대치동 입시 컨설턴트 구속 기소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뉴시스

“돈을 주면 의대 등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주겠다”며 대학 입학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뜯어낸 전 대치동 입시 컨설턴트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 3부(부장 조은수)는 A(50)씨를 사기 및 사기방조,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9월쯤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학부모 3명으로부터 “돈을 주면 대학 관계자를 통해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원하는 의대 등에 합격시켜주겠다”고 속이는 등, 대학 입학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32억 9000만원을 받아낸 뒤, 이를 유흥자금 등으로 탕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대치동 입시학원에서 수년간 대입 컨설팅을 한 경력을 바탕으로, 대학 관계자와의 친분을 허위로 내세워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학생부 종합전형에는 ‘정성평가’ 등의 주관적 요소가 반영된다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줄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약속과 달리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대학 관계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6억원 이상을 유흥업소에서 사용하고, 필리핀 원정 도박, 홀덤펍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수사 당시, 가로챈 돈을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허위로 진술하기도 했다.

A씨는 입시브로커를 사칭한 B씨에게 피해자 2명을 소개해줘 2억5000만원을 가로채게 하는 등 사기 범행을 도운 혐의(사기방조)와, 다른 학부모에게 접근해 “상위 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며 4억원을 가로채려다가 실패한 혐의(사기미수)도 함께 받는다.

지난 2022년 12월 첫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 후 지난해 11월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계좌내역,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분석 등을 통해 법원에 직접 구속영장을 청구, 지난 16일 발부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대학 합격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거액을 편취함으로써 입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향후 재판에서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