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상 최대 실적 행진…"올해도 기록 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익 첫 15조원 돌파…매출 163조원
올해 매출 4~5% 성장…"우호적 환경, 초과 달성 가능"
현대차가 지난해 15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와중에도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 판매량이 늘었고 수익성이 높은 차량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에 따라 양사 합산 매출액(약 262조5000억원)과 영업이익(약 26조7000억원) 역시 최고치를 찍었다. ▶관련 기사: '역대 최대 판매' 기아, '역대 최대 실적'으로 화답(1월 25일)
현대차는 올해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매출액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들어 재료비가 하락하는 데다 높은 수준의 환율이 이어지는 등의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을 지속할 경우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현대차 첫 영업이익 15조 돌파…북미·유럽 등 성장세
현대차는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62조6636억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늘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9.3%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이날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합산 매출은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전년도에 세운 양사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421만6898대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6.9% 증가한 규모다. 북미(14.2%)와 유럽(11.6%), 인도(9%) 등 주요 시장에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도 전년 68만9000대에서 지난해 76만2000대로 10.6% 늘었다. 중국과 러시아 권역에서는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약 309만대)의 차량 판매량을 더할 경우 총 730만대를 기록하게 됐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차 판매량은 108만9862대로 전년 동기보다 4.9% 늘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증가한 41조66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0.2% 오른 3조4078억원이다.
현대차 측은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가 지속했다고 밝다. 또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량 증가로 이러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69만5000대 가량으로 전년(약 50만7000대)보다 37%가량 늘었다. 전체 판매대수 중 전기차(EV) 비중은 전년 5.3%에서 지난해 6.4%로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량은 같은 기간 6.1%에서 8.9%로 늘었다. 차종별로 보면 SUV의 비중은 전년 51.5%에서 53.9%로 확대됐다.올해 매출 4~5% 성장 목표…"친환경차 등 확대"
현대차는 이날 올해 연간 경영 목표도 내놨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4.0~5.0%로 정했다. 영업이익률은 8.0~9.0%로 세웠다. 올해 연간 도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0.6%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했다.
구자영 현대차 재경부문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세계 경기 침체와 환율, 금리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예상되지만 고부가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특히 최근 재료비 인하와 환율 수준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하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정본부장 전무는 "재료비가 떨어지는 것은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한 부분도 있고 연초에 올랐던 배터리 소재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에 있어 긍정적"이라며 "환율도 최근에는 1330원까지 올라가고 있어서 이런 영향이 계속된다면 가이던스를 충분히 달성하고, 노력한다면 초과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기대했다.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양산 차종 수 증가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그리고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전무는 "전기차가 전체적으로 둔화세를 겪고 있지만 2030년까지 200만대 판매 목표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올해 전망치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3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3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84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0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4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발표한 '배당성향 25% 이상 설정'에 의거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배당액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4월 이내에 자사주 1%를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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