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대파 1단에 5990원… '역대급' 설 차례 비용 [아카이브]
설 차례상 비용 고공행진
2003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
마트가 시장보다 35.2% 비싸
정부 지원 확대한다곤 하지만…
지갑 얇아진 소비자 발길 어디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4인 가족 설 차례상 비용(1월 9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8만1500원, 대형마트는 38만58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대형마트 물가가 전통시장보다 35.2%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물가 차이는 전년(41.3%) 대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계는 정부가 지난 1월 22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발표돼 더욱 눈길을 끈다.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의 발길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할 수 있어서다.
품목별로는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이 전년보다 큰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잦은 강우, 각종 병해충뿐만 아니라 최근 이어진 강추위 등으로 하우스 관리 비용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차례상 필수품인 사과와 배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30~40%, 10%가량 올랐다.
사과(부사‧3개) 가격은 전통시장 1만5000원, 대형마트 1만9770원으로 31.8% 차이가 났다. 배(신고‧3개) 가격 역시 전통시장 1만3500원, 대형마트 1만7970원으로, 대형마트가 33.1% 비쌌다.
채소류는 최근 불어닥친 한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대파(1단) 가격은 전통시장 4000원(이하 괄호 안은 2023년 가격‧2500원), 대형마트 5990원(3990원)으로 49.7% 차이가 났다. 배추(1포기) 가격은 전통시장 4000원(3000원), 대형마트 3890원(2690원)으로 대형마트가 2.7% 저렴했다.
수산물은 조기(중국산‧3마리), 다시마(300g)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전통시장에서 조기와 다시마 가격은 각각 1만2000원(9000원), 6000원(5000원)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에선 조기 1만6900원(1만5800원), 다시마 7980원(7980원)에 판매됐다.
축산물의 경우, 닭고기는 전년 대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부에 따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소고기 가격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탔다. 소고기(국거리‧양지살A1+‧600g) 가격은 전통시장 3만4000원(3만3000원), 대형마트 5만7000원(5만5800원)으로 대형마트가 67.6% 비쌌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올해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 전체 품목 가격이 올랐다"면서 "좋은 품질의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25만7000톤)로 공급하고, 정부 할인 지원율을 20%에서 30%로 끌어올렸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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