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주택가 난동 부린 30대 남성... 차에 흉기 8개 있었다

작년 8월 서울 주택가에서 흉기 8개를 소지한 채 난동을 부리던 30대 후반 남성이 경찰과 세 시간 가까이 대치하다가 붙잡혔다. 경찰이 테이저건 등을 사용하지 않고 난동범에게 치킨과 소주를 사주며 설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유튜브

서울 은평구의 주택가에서 흉기 8개를 소지한 채 난동을 부리던 30대 후반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권내건)는 25일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술에 취한 채 소란을 피우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흉기로 위협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30대 후반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경찰과 세 시간 가까이 대치했고, A씨를 체포하기 위해 당시 경찰 특공대 등 48명이 투입되기도 했다.

A씨는 작년 8월 오후 7시 26분쯤 은평구 구산역 인근 빌라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거의 세 시간 동안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시작 두 시간여 전에 혼자 인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며 가족·직장 문제 등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호프집을 나온 직후 난동을 벌였다. A씨 차량에는 흉기가 총 8개 있었는데 그중 두 개를 들고 난동을 부린 것이다.

당시 경찰은 특공대 등 48명을 투입했는데 A씨가 자해하겠다고 하자 테이저건 등은 사용하지 않은 채 계속 말로 설득했다고 한다. A씨는 “소주와 치킨을 사 달라” “도망간 행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요구한 대로 치킨과 소주를 사줬고, A씨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소주와 치킨을 받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를 현행범 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의 사실에 대한 증거가 수사기관에 의해 확보됐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범죄의 중대성 인정되나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인명피해 발생 없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서부지검은 “흉기를 사용하거나 경찰관을 위협 하는 등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