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성난 농민들'…환경규제·값싼 수입 농산물에 폭발
[앵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곳곳에서 성난 농민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EU의 환경규제 속에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소득이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치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트랙터를 동원해 주요 도로를 막는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몰려갔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값싼 수입 농산물 유입으로 소득은 줄고, 친환경을 명분으로 한 각종 규제는 늘어난 겁니다.
<피에르 마리 앙리 / 프랑스 양계장 운영> "반복되는 규제가 누적돼서, 어떤 경우에는 더는 대응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경제적, 행정적으로도 큰 부담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지쳤는지 보여주려고 나왔습니다."
독일에서도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알프레트 빙클러 / 독일 농부> "(규제 당국의) 요구가 점점 많아집니다. 낮은 기준으로 생산된 외국산 식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올라갔는데, 탄소 저감 등을 내세워 감세와 보조금 혜택은 줄었습니다.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달걀 등 농산물도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습니다.
전쟁으로 흑해 항로가 막히자, EU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폴란드 등 동유럽을 거쳐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갈 수 있도록 무관세 혜택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헝가리, 네덜란드, 불가리아와 같은 다른 농업 강국에서도 농심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크지슈토프 카주바 / 폴란드 농부> "우리는 항상 프랑스나 독일 같은 다른 나라의 농부들이 하는 걸 지켜보면서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수확 때 손실을 보았고, 마침내 뭐든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해결책 모색에 골머리를 앓는 사이, 극우 정당들은 농민들의 불만과 분노를 다가오는 선거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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