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앞세워 올 매출 1조 도전···"아토피 치료제도 곧 성과"

김병준 기자 2024. 1.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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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K바이오 <5> HK이노엔
영업통 곽달원 대표 "보령과 협업 기대 크다"
카나브 공동판매로 올해 2000억 처방 기대
20조원 반려견 시장 겨냥 기술수출 논의 중
곽달원 HK이노엔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HK이노엔 서울지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미국 임상이 이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처방 실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케이캡을 필두로 매출 1조 원 달성에 도전해 국내 상위 제약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아토피 치료제는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해 ‘넥스트 케이캡’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곽달원(사진) HK이노엔(195940)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곽 대표는 1986년 삼성 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CJ제일제당 등 줄곧 제약업계에서 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이다. 곽 대표는 2022년 대표로 취임했다. HK이노엔을 이끈지 올해로 3년 차다.

영업통 답게 주력 품목인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처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외형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의 지난해 매출이 약 83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캡이 성과를 내고 있어 1조 원의 매출 달성은 이르면 올해에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이 주류였다. 그런 시장에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 치료제 처방이 확대되며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P-CAB 계열은 공복에도 복용이 가능하다. PPI 계열보다 뛰어나고 빠른 약효도 장점이다. 곽 대표는 “P-CAB 계열로 전환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PPI 계열을 처방 받는 환자들이 P-CAB 계열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케이캡 처방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케이캡의 국내 처방 실적은 2019년 304억 원에서 지난해 1582억 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출시 5년 만에 5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남미를 포함한 35개국에 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술을 이전했고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곽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6500억 원 정도의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목표치 상향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성 강화에도 나선다. 지난해 11월 한국MSD와 백신 제품의 공동 판매 계약이 종료로 발생할 매출 공백을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선의 맨 앞에는 케이캡이 나선다. 곽 대표는 지난해 말 보령과 케이캡 코프로모션(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국산 15호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의 공동 판권도 가져오며 올해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

업계에서는 HK이노엔과 보령이 케이캡과 카나브를 공동으로 판매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종합병원 위주로 처방되며 성장해온 케이캡이 보령의 병·의원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올해 2000억 원의 처방 실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 대표는 “카나브라는 성공적인 제품을 경험했고 로컬 네트워크가 강하기 때문에 보령을 택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넥스트 케이캡’으로 아토피 치료제를 낙점했다. 아토피 치료제는 사람과 동물용으로 동시에 개발 중이다. 사람용 치료제로 바르는 제형의 경피제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동물 대상 경구용(먹는) 치료제는 상반기 중 임상 3상에 돌입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려 동물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2027년 약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반려견용 아토피 치료제인 경쟁 약물은 2022년 약 1조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곽 대표는 “아토피 치료제는 라이센스 아웃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모두 글로벌 회사와 기술 이전을 논의 중이며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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