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의 무한 질주…‘사상 최대’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 ‘들썩’(종합)
현대차·기아 지난해 역대급 실적 달성
북미·유럽 수출 호조 등에 업어
피크아웃 우려 소멸…밸류에이션 회복 전망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다시 쓰면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북미 수출 호조를 등에 업은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27조원을 기록하며,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현대차와 기아의 피크아웃 우려가 해소되고, 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리며 저평가 받아온 밸류에이션이 회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현대차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조1269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2조2723억원으로 53.7% 늘었다.
기아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9조884억원, 영업이익은 11조607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연간 판매량도 전년보다 6.4% 증가한 308만7384대에 달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1.6%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이번 실적 발표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22년 세운 역대 최대 실적을 단 1년 만에 새로 갈아치웠다. 특히 양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730만4282대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2년 연속 글로벌 톱3 자리를 수성하게 됐다. 앞서 지난 2022년에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처음 오른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역대급 성적표를 거둔 배경에는 북미·유럽에서 차량 판매량이 증가했고,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94만9000→108만4000대)에서 판매량(도매기준)이 14.2% 증가했고, 유럽(57만→63만6000대)에서 11.6% 늘었다. 국내와 인도에서도 직전연도 대비 각각 10.6%, 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날 현대차는 지난해 보다 0.6% 늘어난 424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8.0~9.0%로 목표를 세웠다. 양산 차종 수 증가, 연구개발 투자, 설비투자 등 총 1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내놨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보다 3.6% 증가한 320만대를 판매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 3.4% 오른 101조1000억원,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내놨다. 또한, 작년 발표한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분 소각 비율을 조건부(3분기까지 경영 목표 달성) 100%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불확실해지면서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에도 하방 압력을 가했다.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현대차는 7.27% 하락했고, 기아는 7.00%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6.96% 떨어지며 맥을 같이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를 미뤄봤을 때 향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소멸되고, 시장대비 저평가 받아온 밸류에이션이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른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나, 경제형 전기차(EV) 출시 및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를 통해 북미와 유럽에서의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일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판매 비중 증가를 통해 한 층 높아진 평균판매단가 기반의 강건한 수익 구조 또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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