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 있던가요"... 민감 현안에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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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 여사와 관련해선 '사과 필요성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특히 지난 주까지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 여사 사과 필요성을 주장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사과를 말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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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공천엔 즉답 피하며 尹과 확전 경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 여사와 관련해선 '사과 필요성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확전을 야기할 수 있는 주제들을 피해 간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민감한 현안을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대신, 정치개혁 이슈를 띄우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정치개혁' 좌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김 여사 언급을 자제하는 것과 관련해 '앞으로 언급 않겠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어제 말씀드린 건 제 입장이 변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검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입장과 다르지 않다는 건가'라는 질문이 잇따르자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라고 되물었다. 한 위원장은 "제가 그런 (사과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 드렸던 건 아니다"라면서 "제가 드렸던 말씀을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 위원장은 명품백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 등의 표현으로 지적했을 뿐 '사과'를 비롯한 구체적 해결 방향을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18일 명품백 문제와 관련,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분명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발언과 비교하면 이 사안을 대하는 태도와 수위에 차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주까지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 여사 사과 필요성을 주장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사과를 말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 역시 명품백 논란과 사과 필요성 대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더 나올 것이 없다"며 김 여사의 결백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좌담회에서도 비슷한 기류의 장면이 연출됐다. 패널로 참석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개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면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에 대한 입장 표명이 먼저 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김태우 후보 공천에 '윤심'(윤 대통령 의중) 꼬리표가 붙은 만큼, 이에 대해 비판하면 윤 대통령과 친윤석열계를 겨냥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제가 오기 전 일이지만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 상당수가 사퇴했으니 따로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피해 갔다.
반면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세비 반납 △당 귀책 재·보선 시 무공천 △의원 정수 축소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 등 공약에 대해선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등 일부 정치개혁 공약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측면이 다분하다. 이날 좌담회 주제 역시 '특권 내려놓기 정당 vs 특권 지키기 정당'이었다.
한 위원장은 '포퓰리즘'이라는 야권 비판에 "대다수 국민들이 수십 년간 바라는 걸 하겠다고 하는 것이 포퓰리즘이라면 저는 기꺼이 포퓰리스트가 되겠다"고 반격했다. 민주당의 5대 컷오프 기준에 대해서도 "그 조건 어디에도 이재명 대표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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