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착하고 따뜻한 이야기, 그뿐인 [강다윤의 프리뷰]

강다윤 기자 2024. 1.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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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데이즈' 리뷰
영화 '도그데이즈' 포스터. / CJ ENM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분명 세상에는 이런 착하고,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뿐이라면 좀.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 세 마리의 강아지 완다, 차장님, 스팅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는 휴먼드라마다.

마치 동화처럼 따뜻한 이야기다. 누구보다 선량한 사람들이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일도 하나하나 짚어준다.

여기에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소통,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 가족의 소중함, 인생의 깨달음, 중년의 로맨스도 펼쳐진다. 눈물 포인트와 웃음 포인트도 쏙쏙 들어갔다.

그러나, 알차기보다 벅차다.

눈물과 감동에 힐링, 로맨스, 교훈, 사랑스러운 반려견까지 모두 넣으려다 '맛보기'에 그쳤다.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작위적인데, 이야기의 디테일은 조금씩 허술하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서사들이 맞물려가며 예상가는 상황에서 예상가는 대화를 하고 예상가는 전개로 흘러간다. 착실하게 따라가며 몇 번이고 눈물을 훔치고 웃음을 터트렸지만 헛웃음을 지울 수 없다.

이를 아름답게 비추며 끌고 가는 것은 '반려견'이라는 주제지만 단지 그뿐이다. 반려견 인식표, 유기견 보호소,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등을 친절히 보여주지만 이조차 흘러넘친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지 느껴지나 세련되기보다 투박하다.

이마저도 조금 호감을 보였다는 이유로 싱글남 민상(유해진)에게 냅다 맡겨지는 차장님, 목숨보다 소중한 강아지를 찾은 민서(윤여정)의 마지막 선택 등으로 다소 흐려진다. 이들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단지 비반려인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 진중히 푹 끓인 깊은 곰탕도, 고소한 참기름을 살짝 두른 심심한 미음도 못됐다. 몸에 좋고 맛도 좋으라고 각종 약재를 넣었지만, 정성과 고민이 없는 탓에 효능을 잃었다.

그럼에도 윤여정은 '맛'을 살린다. 툭툭 던지는 대사와 꼿꼿한 자세, 특유의 말투까지 민서는 윤여정 그 자체다. 뻔한 클리셰에 지쳤을 때 귀신같이 마음을 울린다. 관록 있는 연기로 영화의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참어른'이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이와 함께하는 탕준상의 청춘도 아름답다.

이외에도 배우들은 제 몫을 다한다. 특히 아역 윤채나는 그 사랑스러움으로 눈물과 웃음을 모두 책임진다.

오는 2월 7일 개봉. 상영 시간 120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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