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국경제, 저성장 터널 진입하나…처방전 총동원해야

연합뉴스 2024. 1.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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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했다.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23년 기준 2%)을 밑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의 기초체력이 바닥났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저성장의 터널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자칫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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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했다. 정부와 한은의 전망치는 간신히 충족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첫 해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 전반을 뒤흔든 대형 위기가 없었음에도 성장률이 연 1%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23년 기준 2%)을 밑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의 기초체력이 바닥났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저성장의 터널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작년 성장률을 뜯어보면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돼있음이 확인된다. 민간과 정부를 망라한 소비와 수출, 수입 증가세가 모두 전년 대비 둔화했고 투자 역시 초라한 성적표를 보였다. 그나마 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회복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더디게나마 회복세를 탄 덕분이다. 실제로 4분기 수출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2.6% 성장했고, 설비투자도 3% 성장했다.

한은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살아나 올해 2%대 초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도 2.2%다. 그러나 내우외환에 처해있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상황을 볼 때 낙관하기는 이르다. 글로벌 경제전망과 대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출이 기대만큼 빠른 증가세를 보일지 확신하긴 힘들다. 두 개의 전쟁과 중동정세 불안, 홍해 안보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미중 갈등과 중국경기 둔화,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동시다발적 악재가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지난해 10월 3.3%로 제시했던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더욱 큰 문제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내수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치솟는 물가와 장기화되는 고금리, 천문학적 가계부채, 침체된 건설경기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투자도 갈수록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출로만 성장세를 견인해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자칫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의 마중물 격인 재정의 역할이 긴요하다. 무엇보다도 성장을 끌어내리는 내수를 살리는데 정책 처방전을 총동원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면서도 민생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재정의 조기집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수출도 확실한 성장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총력 지원 체제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신성장 동력 산업 발굴, 노동 생산성 제고, 노동 유연성 확보, 국내 투자 활성화, 기술 혁신, 규제 혁파 등 근본적으로 경제체질을 뜯어고치는 성장잠재력 확충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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