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옵티머스 사태, 하나은행 등 다자 배상해야"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옵티머스 사태)의 피해 보상 책임을 두고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한국예탁결제원이 두 번째 공방을 벌였다. NH투자증권이 '다자 배상'을 주장하자 하나은행과 예결원이 구체적인 피해 금액 산정이 필요하다며 투자자 상세 내역을 요구했다. 더불어 NH투자증권은 예결원의 주가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며 향후 전문 투자자에 대한 선고 취지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9민사부(법관 한정석, 김민숙, 강소혜)는 25일 오후 NH투자증권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두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피고인은 옵티머스운용의 공동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와 이정선 변호사, 하나은행, 예탁원, 김재현 전 옵티머스운용 대표, 윤석호 전 옵티머스운용 이사,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 이동열 전 옵티머스 2대주주 등 9명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의 판매사로서 책임은 다 하지만,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등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100억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고액 민사 소송의 경우 비용 등을 이유로 일부 손해금액만 우선 청구하는 방식이 통상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소송 역시 이후 청구금액 증액이 가능하다.
이를 두고 이날 하나은행과 예결원은 지난 1차 변론기일과 같이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투자자의 정확한 피해 내역 확인 없이는 손해를 청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예결원은 "청구 원인이라는 게 개별 투자자가 입은 손해를 양수했다던지 다른 이유로 청구한다는 것인데 그럼 개별 투자자가 누구고 어떤 손해를 입었으며 언제 양수를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내역 없이 손해를 청구할 수 없다. 개별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NH투자증권 측은 "당연히 드릴 의사가 있다"며 "이 사건은 일반 투자자들의 지위를 양수한 것을 기초로 한 것이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 사안이 정리되고 나면 증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예결원에 주가 산정 방법과 관련된 구석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석명 신청서는 재판에 필요한 중요한 자료가 상대방에게 있을 때 재판장에게 상대의 자료 제출을 명령해 달라는 취지로 신청한다. NH투자증권은 예결원이 허위 자산명세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구석명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예결원은 "준비서면 기재에 따르면 종목명을 다르게 했다는 취지로 구석명 신청서를 내신 것 같은데 이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기준가격 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금융당국에서도 한 적이 없고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미 지급한 일반 투자자들에 대한 돈과 관련해서 청구하고 있는데 이 소송에서 전문 투자자들에 대한 것도 선고 취지 변경을 추가로 한다는 계획이시냐"고 물었다.
NH투자증권은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저희 입장에서 보면 논리적으로 지당하다. 내용을 보고 저희가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 18일 3차 변론기일을 열고 재판을 속행할 예정이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펀드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1조원대 투자금을 모은 뒤 부실기업 채권이나 부동산 개발,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해 50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사건이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사건 발생 이후 NH투자증권은 금감원·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2780억원을 전액 반환했다.
그러나 하나은행과 예결원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를 목적으로 분조위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수용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의 권리를 양수하는 사적 합의 형태를 취했다. 전문투자자 금액 약 1300억원에 대해선 현재 개별적으로 민사 소송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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