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미분양 단지·재건축 용지 통째로 경매…부동산 위기 현실로
브릿지론 못갚아 통경매 통보
주민들간 내분 휩싸여 진통
대구 수성 ‘빌리브 헤리티지’
1400억 PF 만기연장 실패후
공개매각 절차…분양률 17%
25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진주아파트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경매가 실제로 진행되면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의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
평내 진주아파트 조합은 최근 대주단으로부터 브릿지 대출을 오는 29일까지 갚지 않으면 경매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통보받았다. 1985~1987년 1231가구 규모로 준공된 이 단지는 2000년대 들어 재건축을 추진했다. 2015년 서희건설을 시공사로 뽑고 2017년 도급계약을 맺어 철거가 일부 이뤄졌다.
하지만 서희건설과 조합은 2019년 공사비 인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결국 조합이 시공사를 대우건설·두산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으로 교체했다. 서희건설은 이에 반발해 계약 해지는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 공방이 한창이던 때 조합은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브릿지 대출을 일으켰다. 규모는 약 710억원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이 법정 공방에서 이겨 2022년 시공자 지위를 되찾으며 상황은 복잡해졌다. 서희건설은 초반에는 브릿지 대출 이자를 대납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사비 증액안이 총회에서 다시 부결된 후 이 같은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밀린 이자만 90억원가량. 평내 진주아파트 한 조합원은 “공사비 인상 문제보다 서희건설이 독소조항을 많이 넣어 부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시공사 교체 과정을 겪으며 주민간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장 해임안을 총회에서 통과시키며 현재 조합은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조합이 오는 29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가 이뤄질 경우 조합원(1121명) 피해는 불가피하다. 경매에 넘어간 부지가 몇 번 유찰되면 제값을 인정받기도 어렵다. 낙찰된다고 해도 우선순위는 대주단이 가져간다.
경매 전문인 주희진 법무법인 윈스 변호사는 “남은 돈이 있더라도 그 금액은 조합원이 아닌 조합에 귀속돼 조합이 파산 절차를 밟으면 개별 조합원은 채권자가 되는 셈”이라며 “조합원 입장에선 자기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행사가 1400억원대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한 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도 결국 공개 매각(공매)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8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전체 146가구 가운데 단 25가구만 분양해 분양률 17.12%에 그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신세계건설)가 시공한 아파트인데 분양률이 20%도 못 미쳐 개별 가구를 상대로 공매가 진행된다는 것은 현재 건설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며 “공매로 미분양 가구 시세가 크게 꺾이면 수분양자들 피해도 만만찮게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그룹 계열사와 금융기관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헤리티지 공매로 공사 미수금 회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건설 측은 “단순 도급 공사로 참여한 것인 만큼 대주단이 진행하는 공매 결과에 따라 미수금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공매 수치 상승이 PF 부실 증가세를 그대로 반영하진 않는다. PF 부실로 신탁사가 공매를 하는 건 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공매땐 PF 부실로 인한 것인지 여부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공매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PF 부실로 추정되는 사업지가 많아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통계로 명확히 산출해내긴 어렵지만 올해는 PF 부실이 겹쳐 공매 수치 상승이 뚜렷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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