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화당·살로메…예술위 창작산실 "2월엔 강렬한 신작"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이 2월에도 강렬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남성창극 살로메, 뮤지컬 '여기, 피화당', 전통예술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파트2', 무용 '어 다크룸', 음악 'UN/Readable Sound' 등 5개 작품이다.
예술위는 25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공연예술창작산실 기자간담회를 갖고 2월 첫선을 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했다. 고전과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여러 장르를 융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올해 15년째를 맞은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기획부터 제작까지 지원,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선정된 올해의 신작은 모두 27편으로, 올해 1~3월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남성창극 살로메, 스타 소리꾼 김준수·유태평양
무용전공자 최초로 국립무형유산원 전통공연 연출가에 선정된 김시화의 첫 창극 연출작으로, 극본 고선웅, 안무가 신선호, 의상 디자이너 이상봉 등 유명 창작진이 참여했다. 김시화 연출은 기존 원작의 인물 구성을 전부 남성 배우로 바꿔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김시화 연출은 간담회에서 "원작이 집착과 광기를 보여주는 살로메라면 이 작품은 오늘날의 욕망까지 들여다보는 동시대적 메시지를 담았다"며 "남성 소리꾼들은 물론 여러 장르의 전공자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아쟁과 첼로, 피아노 등 국악기과 서양악기가 어우러지는 구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남성창극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았지만 많은 응원과 기대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전' 작가가 환향녀? 뮤지컬 '여기, 피화당'
역경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어둠 속 작은 빛으로 글을 써내려가는 여성들의 연대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극중극의 형식을 차용해 뮤지컬적 판타지를 더하고 깊은 여운을 전한다.
'여기, 피화당' 이윤희 PD는 "청나라 끌려갔다 정조를 잃고 버려진 3명의 여인이 동굴에 숨어살며 생계를 위해 소설을 써 저잣거리에 파는 내용"이라며 "여인들이 써내려가는 박씨전이 3번의 극중극으로 무대에 구현되고, 대금·해금 등 국악기가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공연을 본 관객들이 함께 울고, 웃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돌아가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김한솔 작가는 "당시 환향녀들은 이혼과 자결을 요구받았는데, 이 뮤지컬은 '박씨전'을 이중 한 명이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으로 시작됐다"며 "처참한 현실보다 희망에 집중하고, 서로 연대하며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사라져가는 굿을 노래하다, 불세출 '밤쩌'
2020년 선보였던 '자락: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에 이어 3년만에 내놓은 연작으로, 이번 주제는 동해안 '오구굿'이다. 제목인 '밤쩌' 역시 세습무들이 동해안 오구굿을 부르는 은어 '밤저'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것이다.
장구와 소리를 담당하는 배정찬 불세출 대표는 "요즘은 누가 돌아가셨다고 굿을 하는 문화가 사라졌다"며 "망자를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바라고, 남은 식구들에게 축원과 위로를 보내는 문화들이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했다.
배 대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쩔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며 "공연을 보며 예전에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공연이 된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어떻게 지키지? '어 다크룸'
얼굴도, 형체도 알기 힘든 무용수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두 팔을 휘젓고 꿈틀거리며 경쟁주의가 만들어낸 각자도생의 개인주의와 자존감 상실, 관계를 통한 개인의 불안정한 심리에서 오는 소외감을 표현한다.
최진한 안무가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이 정말 어두운 방인가요'라는 질문을 남기고 싶다"며 "자신이 타인의 시선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버둥거릴 때 어떻게 나를 지켜낼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최 안무가는 "공연을 보고 돌아간 관객들이 한참 뒤에라도 '내가 외롭구나', '다른 사람을 외롭게 할 수 있구나'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게 음악이냐? 이것도 음악이지!
가재발은 "'이게 음악이냐? 이것도 음악이지'라는 경계"라며 "한 시스템으로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시에 제어하고 공감각을 극대화해 몰입할 수 있는, 딱 떨어지는 쾌감을 제공할 수 있는 장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은 저에 대한 이야기"라며 "비주얼적으로는 제가 있던 곳, 썼던 장비, 힘들었던 사막같은 느낌들을 표현했고, 사운드적으로는 '이게 음악이냐, 이건 음악이 아니지'라는 평가에 제가 ' 이것도 음악'이라고 고집부리는 음악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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