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5조, SK하이닉스 10조…'반도체의 봄' 올까?

이현주 기자 2024. 1. 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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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년만 흑자 전환
삼성전자, 올해 35조 영업익 전망
"반도체 사이클, 골 깊어지고 주기 짧아져"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들과 반도체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SK) 2024.0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의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기대가 높다.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미중 갈등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불황 여파로 침체됐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바닥을 찍은 후 서서히 반전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전망치(-515억원)를 대폭 웃도는 깜짝 호실적이자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의 적자 탈출이다.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된 데 기반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주력제품인 D램 DDR5와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낸드플래시 메모리 평균판매단가도 전분기 대비 40% 이상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D램과 낸드 모두 10%대 중후반의 수요 증가율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생산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치면서 수요 성장률이 생산 증가율을 크게 웃돌 전망이어서 가격 경쟁력도 개선할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충격을 안겼던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하반기 반등 이후 상승세를 타며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5조원 정도로 본다. 반도체의 경우 AI 중심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최고치', 기대감 커진다

그동안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평균 4~5년을 주기로 2년 연속 이어진다는 게 업계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이 사이클은 무너졌고, 새로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시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전으로 호황을 맞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반도체 매출만 86조원, 영업이익은 44조570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18년 매출 40조,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2%에 달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네덜란드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3.12.15. kgb@newsis.com

미국 내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수치이자 세계 반도체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4483)를 찍으며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수요 회복이 아직 일부에 국한된 데다 미중 갈등을 포함한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며 반도체 사이클이 과거와 다르게 움직이는 만큼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일 변화된 반도체 사이클을 강조하며 그룹 차원의 대응책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이달 초 신입사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주기가 짧아지고 골이 깊어진 반도체 사이클을 예로 들며 "변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찾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도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들은 선제적으로 올해 연봉을 동결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7일 긴급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올해 임원 연봉을 동결키로 했다.

경 사장과 사업부장들은 긴급 회의에서 반도체 수요 부족이라는 업황을 탓하기보다는 임원들 먼저 정신 재무장을 통해 올해 반드시 위기 극복을 해내자는 결의로 연봉 동결안을 발의했다. 임원들도 이 취지에 적극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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