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였던 트레이드 카드, 이적생 연봉 협상 희비 엇갈렸다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트레이드 복덩이 류지혁(30)이 인상된 연봉을 받는다. 반면 삼성 이적 후 부침을 겪었던 김태훈(32)은 연봉이 삭감됐다.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삼성은 트레이드로 승부수를 띄웠고, 류지혁과 김태훈을 영입했는데, 이들의 희비는 엇갈렷다.
삼성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시즌 선수단 재계약 대상자(FA, 비FA 다년계약, 외국인선수, 신인, 육성선수 제외)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류지혁은 기존 1억 5500만원에서 4500만원이 인상된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이 29% 인상된 류지혁은 기분 좋게 2024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류지혁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2년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류지혁은 두산의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겼다. KIA에서도 내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활력소 역할을 했던 류지혁은 20223시즌 도중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두 번째 트레이드를 겪은 류지혁이다. 그는 삼성 이적 당시 “트레이드는 참 힘들다. 좋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 적응을 했다고 생각이 들면 또 팀을 옮겼다. 그래도 아직은 내가 야구 선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삼성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며 삼성에서 활약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박진만 감독도 류지혁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삼성 내야진에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삼성 내야에는 1루수 오재일을 제외하면, 김지찬과 이재현 등 주축 선수들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류지혁이 베테랑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박진만 감독은 “류지혁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우리 팀 야수진 나이가 젊거나 많은 선수들만 있다. 중간 나이대 선수가 부족하다. 류지혁이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고 타격도 좋다. 장점이 많은 선수다”며 류지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령탑이 기대한 대로 류지혁은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누상에 나가면 상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호시탐탐 베이스를 노리다 상대의 허를 찔렀다. 8월에만 도루 11개를 기록하는 등 2023시즌 도루 26개를 올렸다. 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류지혁의 도루 부문 커리어하이는 2019년 18개가 전부였는데, 이를 한참 뛰어넘었다.
박진만 감독은 “다른 팀에 있을 때는 류지혁이 이렇게 빠른 선수인지 몰랐다. 주루 능력이 뛰어나더라. 도루는 발만 빨라서 되는 게 아니다. 센스도 갖춰야 하고 상대 투수의 습관도 인지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류지혁은 그런 능력이 탁월하다”며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유쾌한 성격은 더그아웃에서 더 빛을 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해낸 류지혁이다. 박진만 감독은 “류지혁에게 트레이드가 전환점이 됐다. 선수단 내에서 중간 역할을 해주면서 야수 파트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류지혁이 구자욱과 함께 중간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며 더그아웃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류지혁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삼성에 완벽하게 녹아든 류지혁이다. 2023시즌 류지혁은 132경기 2홈런 45타점 63득점 타율 0.268(455타수 122안타) 출루율 0.340 장타율 0.310을 기록했다. 준수한 활약을 펼친 류지혁은 겨우내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출근해 2024시즌을 준비했다. 올해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류지혁은 더 높은 연봉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오른손 투수 김태훈은 연봉이 삭감됐다. 불펜 뎁스가 빈약했던 삼성은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는 조건으로 김태훈을 받았다. 김태훈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와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리며 필승조로 활약했다. 삼성은 “김태훈이 삼성 불펜 뎁스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적 후 김태훈은 세이브를 올리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주무기인 포크볼이 공략 당하자 페이스가 말렸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의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뚝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베이스 앞에서 떨어지면서 먹히지 않았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컨디션이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한다. 언젠가 필승조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다”며 김태훈이 반등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김태훈은 끝내 부활하지 못했다. 2023년 71경기 63⅓이닝 6승 7패 11홀드 3세이브에 그쳤다. 삼성 이적 후 등판한 63경기에서 5승 7패 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7.28로 부진했다.
김태훈의 부진은 연봉으로 드러났다. 김태훈은 2023년 1억 8000만원을 받았는데, 2024년에는 5.6% 삭감된 금액인 1000만원이 깎여 1억 7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한편 삼성 내야수 이재현은 6000만원에서 80000만원 오른 1억 4000만원을 받는다. 인상률 133.3%를 기록하며 팀내 최다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에이스 원태인도 3억 5000만원에서 22.9%인 8000만원 오른 4억 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외야수 김현준과 김성윤도 각각 1억 4000만원, 1억원에 계약해 데뷔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연봉협상까지 마친 삼성은 오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삼성이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들을 다수 영입해 뒷문 강화에 나섰고, 내야 뎁스도 살찌웠다.
삼성은 지난해 뒷문 불안에 시달렸다. 2023시즌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꼴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더구나 역전패는 38번이나 당했다. 선수들 분위기도 좋을 수가 없었다. 선발 투수는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등판해야 했고, 타자들도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뽑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이종열 신임 단장은 부임 후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투수들을 끌어 모으는데 열을 올렸다.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특급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접촉했고,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와 셋업맨 등 다양한 보직을 경험한 베테랑 투수 임창민까지 2년 8억원에 계약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뎁스 강화에 힘썼다. 1라운드에서 LG 트윈스로부터 왼손 투수 최성훈을, 2라운드에서는 키움으로부터 언더핸드 양현을 선발해 투수진에 뉴페이스를 수혈했다. 3라운드에서는 유틸리티 내야수 전병우까지 발탁해 내야진을 살찌웠다. 여기에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투수 이민호까지 끌어안으며 뎁스 두껍게 했다.
내부 FA 단속도 완벽하게 해냈다. 삼성은 이번 겨울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마당쇠 역할을 해온 잠수함 투수 김대우, 내야 유틸리티 강한울 등 세 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샐러리캡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 됐지만,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삼성은 투수진 정신적 지주인 오승환과 2년 총액 2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선수와 구단 사이의 이견이 있었지만,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았다. 삼성은 오승환에게 연봉 전액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예우했다. 오승환은 2023시즌 58경기 62⅔이닝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친 김대우도 2년 총액 4억원에 잔류시켰다. 삼성은 5선발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그럴 때마다 김대우는 임시 선발로 나서는 등 마당쇠 역할을 했다. 김대우는 2023시즌 44경기 64이닝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강한울은 1+1년 3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94경기 타율 0.323(226타수 58안타) 출루율 0.375 장타율 0.398을 기록하며 활약했던 강한울은 2023시즌에는 72경기 타율 0.217(212타수 46안타) 출루율 0.282 장타율 0.269로 부진했다. 한때 ‘박진만의 남자’라 불릴 정도로 활약했지만,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삼성은 강한울이 필요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어깨 수술 여파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강한울이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3월 6일까지 오키나와에서 머문다. 1군 선수들은 아카마 구장에서, 퓨처스 선수단은 이시카와에서 훈련한다. 주니치 드래곤즈, 니혼햄 파이터즈,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 등 일본 프로야구 구단과 연습 경기를 치르고, KBO리그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등과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삼성은 지난해 창단 첫 최하위 수모를 겪을 뻔했다. 시즌전적 61승 1무 82패를 기록 8위로 정규시즌을 마쳤지만, 명문구단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올해는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통해 야구 명가 재건 의지를 피력했다. 삼성이 2024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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