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독감 아니다…“개량 백신 안맞은 7080 입원환자 속출″

김명지 기자 2024. 1. 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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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설 앞두고 접종률 끌어올리기 안간힘
“코로나19 아직 안끝나...하루 50~70명 입원”
“재작년 맞은 개량백신, 현재 유행 변이에 대응 못해”
“mRNA 걱정된다면 합성항원 백신 접종 가능”
가족 왕래 등으로 접촉이 많아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집중 독려에 들어갔다. 백신 접종 사진./뉴스1

가족 왕래로 접촉이 많아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독려에 나섰다. 서울과 광주, 제주의 하수도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한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65세 이상 노인 백신 접종률 40%에서 정체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개량백신 접종률이 65세 이상 어르신을 기준으로 40.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종류별로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화이자 백신 비중이 84.8%로 가장 컸고, 모더나 백신은 15.1%, 노바백스 백신은 0.2%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9일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전략으로 12월 초까지 65세 이상 연령층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을 39%를 달성했다. 정부는 12월 말 노바백스 백신 50만 명분을 도입하면서, 최종 백신 접종률이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으로 ,독감,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개발에 활용돼 mRNA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신 기술 백신을 꺼리는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25일 발표한 '코로나19 양성자 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1월 3주차(1월14일~20일) 신규 양성자는 5383명으로 일평균 769명이 확진됐다. /질병청 제공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올들어 미국 유럽에서 면역 회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피롤라 하위 변이 바이러스인 JN.1 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광주·제주 등 일부 지역 하수(下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치솟고 있다.

생활하수는 변기에서 내린 물처럼 가정에서 하수도로 버리는 물을 뜻한다. 감염병에 감염된 환자가 사용한 물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하수 속 바이러스 농도를 통해 감염병 유행 규모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지표로 쓰인다.

◇ 하수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 치솟아

질병청의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 분석 보고’에 따르면 서울의 코로나 19 농도는 지난해 11월까지 2만 Copies/㎖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4만 Copies/㎖를 넘어 1월 첫째주 8만 Copies/㎖를 돌파했다. 광주와 제주 지역 하수의 코로나19 농도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전국 17개 시·도의 84개 하수처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확진자 수도 증가세다. 이날 공개된 ‘코로나19 양성자 표본 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1월 3주 신규 확진자 수는 전주 5053명에서 7% 늘어난 5383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2월 셋째주 4649명까지 떨어졌으나 3주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연령별 신규 확진자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이 34.2%로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할 정도의 중환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하루에 50~70명은 코로나19로 입원하는 중환자가 생기고 있다고 추정한다”며 “그런데 입원 환자의 대다수는 개량 백신을 맞지 않은 70~80대 고령층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엄 교수의 말처럼 이달 첫 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859명으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 3명 중 1명을 차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개량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 2022년 접종한 2가 백신, 오미크론 하위 변이 대응 떨어져

이날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지역사회 기반 대표 표본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가 코로나19 백신, 즉 5번째 백신을 맞은 사람이라도,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변위에는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연구원은 최근 전국 남녀 514명을 대상으로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변이 XBB.1.9.1, BA.1, BA.5, EG.5.1 등에 대한 중화항체를 검사했는데,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중화항체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뜻한다. 1년 전 코로나19 백신을 완전 접종하고, 지난해 2가 백신까지 맞았더라도 감염에 취약한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XBB.1.5에 대응해 개발된 최신 개량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2가 개량백신에 대한 효과를 추가 분석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백신 예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 취약 고위험군을 보호하려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도입된 최신 개량 백신을 반드시 추가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은 일반 병상에서 치료받기 때문에 병상에는 여유가 있다.

질병청은 설명절을 앞두고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질병청 권근용 과장은 “현재 뚜렷하게 코로나19 방역이 악화되는 기미가 있는 만큼 사전 대비를 하는 것이 맞다”며 “mRNA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해 접종을 피하는 어르신들은 합성 항원 백신이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접종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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