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훨훨 날고 메모리 반등 … '11만전자' '18만닉스' 시동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1. 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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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수에 반도체 훈풍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혜 기대
"스마트폰·고성능PC 시장서
반도체 수요·AI 성장세 확인"
TSMC 예상 웃돈 실적에 기대감
HSBC,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원
SK하이닉스 실적 전망 잇단 상향
"메모리 두자릿수 가격 인상 앞둬
2025년까지 상승 빅 사이클 초입"

지난해 실적 한파를 겪었던 반도체 업종이 올해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전방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요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AI 칩 제조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월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302조1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은 34조519억원으로 420% 급증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은 49조53억원으로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 전망도 밝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조3082억원, 9조1490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8조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을 자아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41.6%에 달하며 종전 가이던스(39.5~41.5%)와 시장 추정치(39.4%)를 상회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센티먼트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 강세와 AI 시장 성장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고, 이는 D램의 주요 성장 동력"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반도체 업황 개선은 그동안 비메모리 대비 부진했던 메모리 업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각각 41.95%, 88.67% 올랐는데, 올해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외국계 IB들은 부진했던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판가 인상에 따른 마진 개선이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실적 개선 전망에 외국계 IB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상향했다. HSBC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잡았다. 국내 증권사 목표주가(최대 10만5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9만5000원, 맥쿼리는 8만6000원을 제시했다.

외국계 IB들은 영업이익보다 주가 흐름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주당순이익(EPS)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EPS가 지난해 1671원에서 메모리 업황 반등 때문에 2024년 4639원, 2025년 6451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HSBC와 맥쿼리도 삼성전자의 2025년 EPS가 각각 6263원, 7523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HSBC는 지난해 역성장한 삼성전자 매출액이 2024년 303조원, 2025년 318조원으로 재차 반등할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지나간 부진했던 실적은 중요하지 않다"며 "수요는 이제 순풍이 되고, 실적 가시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칩 제조에 투입되는 HBM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HSBC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올해 65% 커질 것으로 추정됐다. 2025년에도 4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D램 매출액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지난해 1분기 2.5%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D램 총매출액에서 HBM의 실적 기여 비중이 올해 1분기 10%, 3분기 15%를 넘어 내년 1분기 20%, 3분기 2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아야 한다"며 "올해 2분기 HBM3 혹은 HBM3E에서 수익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HBM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SK하이닉스도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HBM 매출액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개월 전 증권가가 추정한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73억원에 불과했는데, 1개월 전 4222억원, 최근 8421억원 등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이에 맞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초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올렸고, 메리츠증권도 지난 17일 목표가를 18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효과에 따른 AI PC 제품 출시와 교체 수요 발생으로 올해 2분기~2025년 수요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2025년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빅사이클의 초입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AI 서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며 "추후 HBM 생산 증가에 따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구간에서는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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