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노숙인들, 혹한에 힘겨운 겨울나기

2024. 1. 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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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차연 앵커>

노숙인들에게 추운 겨울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기차역이나 터미널을 전전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요.

갖가지 사연을 안고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노숙인들 홍승철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장소: 대구 중앙로 / 대구시 중구)

어둠이 내린 대구시 중앙로입니다.

행인의 발길이 뜸해지는 시간, 지하도엔 하룻밤을 견뎌보려는 노숙인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바닥에 종이 상자를 깔고 낡은 천으로 찬 바람을 막아 보지만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에 밀려드는 외로움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성 노숙인

"건물을 날리고 제가 쓰러질 뻔했는데... 저는 자수성가했거든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나와서 온갖 고생을 다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저는 정말 몰랐어요."

(반월당 지하광장 / 대구시 중구)

칼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가장 큰 걱정거리인 겨울철.

지하공간은 겨울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안식처인데요.

반월당 지하광장 통로 여기저기 노숙인들이 종이박스나 비닐 등으로 둘러싸 찬 바람을 막고 쪽잠을 청해봅니다.

현장음>

"여긴 못 눕도록 해요."

"그러면 앉아서 주무세요?"

"그냥 앉아서 자요."

(동대구역광장 / 대구시 동구)

노숙인들이 역광장에 모여듭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무료 급식을 한다는 소식에 찾아온 노숙자들이 길게 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제공되는 음식은 김치돼지국밥, 노숙인들은 따뜻한 국밥으로 언 몸을 녹이는데요.

도시락을 받으려 줄 선 노숙자들은 혹시 다 떨어지진 않을까 불안한 표정이 역력한데요.

현장음>

"몇 개쯤 남았어요?"

급식을 받으려고 올 수 있는 노숙인들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인데요.

몸이 불편한 노숙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에 기대야 합니다.

인터뷰> 남성 노숙인

"단체에서 저희 노숙자들 위해 음식도 해주는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노숙인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나아가 자활을 유도하는 곳이 쉼터인데요.

노숙인들은 짜여진 시간 안에서 직업 훈련을 받으며 거리 생활에서 벗어날 날을 기다립니다.

현장음>

"여기서 생활하면서 자활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인터뷰> 쉼터 입소 노숙인

"네. 밖에 생활은 매우 힘들었죠. 제가 여기 와서 숙식 제공을 받고 교육 활동도 지원해 주니까 지금 직업 훈련 받으면서 사회에 갈 준비를 하고 있고, 자격증을 따서 예전처럼 회사를 다니며 사는 게 꿈이죠."

인터뷰> 김바름 / 'ㅅ' 쉼터 원장

"몸은 성인이지만 마음은 아직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활을 독려해도 왜 나의 삶에 간섭하는지 이런 부정적인 피드백이 올 때 저희를 힘들게 합니다."

추위와 외로움에 내몰려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대구 노숙인시설협회와 지역의 공공기관, 민간 기업이 협의체를 만들어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의관 / 대구시 보건복지국장

"안전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식사와 방한용품 제공, 필요한 경우에는 잠자리까지 지원해서 거리 노숙인이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취재: 홍승철 국민기자)

지난해 말 기준 대구지역 노숙인은 150여 명.

이 가운데 80여 명이 거리에서 차가운 겨울을 나고 있는데요.

요즘은 실직 등에 따라 2~30대 노숙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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