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견제 vs 독점 초석'…반덤핑 둘러싼 철강업계 대립각

김도현 기자 2024. 1. 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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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일본산 열연 철강재 국내 유입 관련, 철강업계가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이다.

중국·일본산에 대한 반덤핑 제재가 자칫 포스코 등 국내 열연 철강재 기업의 독과점을 야기해 이들로부터 철강재를 납품받아 가공하는 중소·중견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중국·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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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일본산 열연 철강재 국내 유입 관련, 철강업계가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중소·중견 철강업체들은 이에 우려를 표한다. 중국·일본산에 대한 반덤핑 제재가 자칫 포스코 등 국내 열연 철강재 기업의 독과점을 야기해 이들로부터 철강재를 납품받아 가공하는 중소·중견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중국·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한국에 수입되는 중국·일본 철강재의 상당수는 열연강판이다. 연간 철강 수입량 중 20~30%를 차지한다. 열연은 고로를 보유한 제철소에서 생산한다. 국내 생산량의 약 80%는 고로 설비가 있는 포스코가 책임진다. 이 같은 구도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제품과 경쟁이 어려워진 포스코 등 업계가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 고로가 없는 중소·중견 업체들은 이 같은 반덤핑 제소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제소를 통해 국내기업이 독점적 판매권을 갖게돼 열연강판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열연강판을 도입해 하공정 제품을 만드는 이들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로를 운용하지 않는 한 철강사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의 목적은 자국산업 보호지만, 열연과 같이 독점품목이자 기초소재의 경우 제소 의도와 달리 특정 기업의 이익만을 보존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이 경우 정부가 나서 독과점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포스코만 생산 가능한 스테인리스강 제품 관련 반덤핑 제소가 진행됐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는게 중소·중견 업계 목소리다. 수입 쿼터 물량까지 내수에 준하는 가격으로 수입돼 많은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는 만큼, 기초소재와 관련한 반덤핑 제소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뒤 제소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

반면, 대형 철강사들은 무분별한 중국·일본 철강재의 유입으로 국내 산업기반이 약화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실제로 단순히 싸기만 했던 중국 제품은 품질 경쟁력도 올랐고, 일본 제품은 엔저 효과를 보고 있는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 생태계 존립을 위해 반덤핑 제소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이고 확정적 방안을 도출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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