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리모델링비도 대납’...1억 넘는 뇌물 받은 前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법원 로고. /조선DB

협력업체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택 리모델링비와 외제차 렌트비를 대납시킨 전직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억33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ADD 책임연구원으로 용역업체 납품 과정을 점검하는 업무를 맡았던 A씨는 협력업체 대표인 B(48)씨에게 용역계약 체결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2020년 7월 중순부터 2022년 5월 중순까지 26차례에 걸쳐 벤츠 렌트 비용으로 4800만원 상당을 받았다.

A씨는 2021년 5월 대전 유성구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B씨가 4차례에 걸쳐 공사 대금 7000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다. A씨는 또 현금 1300만원과 골프장 이용료 220만원 등 54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총 1억33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로부터 업체 대표로 근무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에 따른 스카우트 비용을 받았을 뿐 뇌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고, B씨의 현금카드를 받아 장기간 지속해 금품을 수수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B씨에게 차용금인 것으로 진술해 달라고 회유하고, 허위 차용증을 작성해 증거 자료로 제출한 점 등으로 볼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뇌물을 건넨 B씨에 대해서는 뇌물공여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제삼자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ADD 감사실은 내부 감사를 거친 뒤 경찰에 A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연구원은 작년 9월 이 사건으로 직권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