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밀레이 취임 50일 만에…"못 살겠다!" 총파업 돌입
이선화 기자 2024. 1. 25. 16:08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였습니다. 이 나라 최대 노동자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과 아르헨티나자치노동자연맹(CTA-A),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T) 등 3개 단체가 24일(이하 현지시간) 12시간의 공동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파업으로 상점과 은행, 병원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항공편 수백 편이 결항됐습니다.전국 규모의 대규모 파업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이후 5년 만입니다.
노동자들은 왜 일손을 놓았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던 노조원들이 모두 모여 거리로 나온 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메가 대통령령'과 '옴니버스 법안'에 반발하면서입니다. '메가 대통령령'은 공기업 민영화, 민간 의료 서비스 가격 상한선 폐지, 자동 연금 인상 종료 등 366개 규제 철폐를 한꺼번에 모은 것이고, '옴니버스 법안'은 세금과 사법체계, 선거제도, 정당 시스템 등 664개 조항이 담긴 것으로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놓은 '경제 비상조치'의 후속 격입니다. 노조원들은 해당 법안들이 노동시간 규제를 없애고 파업권 행사를 제한한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서민과 빈곤층이 고통을 떠안게 될 거라고 지적합니다.
밀레이 정부는 일단 총파업에 대해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 장관은 “마피아 같은 노조원, (국민을) 빈곤에 빠트린 책임자들, 그리고 부패한 법조인과 정치인들이 자신의 특권을 향유하면서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제난에 급진적 특약 처방, 오히려 독약?
이미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 지난해 말부터 사정은 더 나빠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이 고질적인 경제난을 잡겠다며 급격한 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입니다. 밀레이 정부는 전 정권의 '공정 가격' 제도를 폐지하고,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친시장 충격요법'을 시행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밀레이 정부의 정책들이 오히려 식품, 의약품, 연료 등의 가격을 폭등하게 만들면서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주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페소화 평가절하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밀레이 정부는 외환시장을 정상화한다며 화폐가치를 반으로 깎았는데, 이게 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밀레이는 달러당 366페소이던 환율을 취임 직후 800페소로 조정한 바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밀레이
급진적인 행보로 '괴짜 극우' 수식어를 얻은 밀레이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기존 18개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이는가 하면, 자신의 여동생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다소 과격한 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빗대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화답이라도 하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을 극찬하고 나섰습니다. 19일 개인 SNS를 통해 “밀레이 대통령은 엉망진창인 경제 상황을 유산으로 물려받았지만 성공할 것이다”라면서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MAGA: Make Argentina Great Again)'이라고, 자신의 선거 구호를 빌려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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