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대통령' 밀레이에 뿔난 아르헨 노동계, 5년 만에 총파업

정혜인 기자 2024. 1. 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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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노동계가 현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혁 정책에 반발하며 2019년 이후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과 아르헨티나 자치 노동자연맹(CTA-A), 아르헨티나 노동자연맹(CTA-T) 등 3개 단체는 이날 정오부터 전국적으로 12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공동 총파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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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표 경제개혁에 불만… 외신 "취임 50일 안 돼 총파업은 이례적"
아르헨티나의 한 시위자가 스페인어로 "밀레이 나가라"라고 써진 메모를 달고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노동계 총파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AP=뉴시스

아르헨티나 노동계가 현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혁 정책에 반발하며 2019년 이후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과 아르헨티나 자치 노동자연맹(CTA-A), 아르헨티나 노동자연맹(CTA-T) 등 3개 단체는 이날 정오부터 전국적으로 12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공동 총파업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만 8만명이 파업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시위대 측은 50만명으로 추산했다. AFP에 따르면 시위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부에 있는 아르헨티나 의회 밖에서 "고국은 팔 수 없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북소리와 폭죽 터지는 소리에 맞춰 행진하며 밀레이 정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CGT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인 엑토르 다에르 시위 현장에서 "우리는 40년간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 전기톱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과 통치는 또 다른 것"이라며 밀레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공약인 공공 지출 삭감의 상징으로 전기톱을 들고 다녀 '전기톱 후보'로 불렸다.

파블로 모야노 CGT 위원장은 "이 정부가 하려는 첫 번째 긴축 조치는 노동자들에 관한 것으로, 노동자 권리를 뺏는 게 그들이 추진하는 노동 개혁의 목표"라며 "(관련 법령이 통과하면) 노동자와 퇴직자들이 그(루이스 카푸토 경제부 장관)를 강물에 던져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취임 직후부터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경제난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강도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 등 366개 규제를 한꺼번에 폐지하고 공기업 민영화, 수출 관세 인상, 대통령 권한 강화, 파업권 제한 등이 내용이 담긴 '메가 대통령령'을 시행했다. 국가 전방위적인 개혁을 위한 664개 조항의 개혁 법안 '옴니버스 법안' 처리도 추진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옴니버스 법안은 현재 아르헨티나 의회 하원에서 논의 중이며 며칠 내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상된다.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노동계가 수도 부에노스아리에스에 있는 의회 밖에서 총파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노조원들은 말레이 정부가 '메가 대통령령'과 '옴니버스 법안' 처리를 통해 장기간 구축한 사회적 합의를 전복하려 한다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밀레이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한 옴니버스 법안이 통과되면 경제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마련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억제해 아르헨티나 국민 10명 중 4명이 고통받는 빈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25.5% 올랐고, 연간 물가상승률은 211.4%에 달했다. 밀레이 정부가 외환시장 정상화를 이유로, 화폐가치를 절반으로 떨어뜨려 수입 물가가 치솟은 결과다.

외신은 이번 파업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도 채 안 된 시점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이번 파업에 대해 "극우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저항 시위다. 현대 아르헨티나 역사상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지 7주도 안 돼 총파업이 소집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번 파업에 유례없는 규모의 노조원들이 동원돼 아르헨티나 곳곳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업으로 아르헨티나 내 일부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고, 주유소와 식료품점도 문을 담았다. 항공편 운항에도 영향을 줘 250만달러(약 33억4050만원)의 손실도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항공은 "파업으로 300편 가까운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고 승객 2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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