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선도 순항? 꼭 그러란 법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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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하는 압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을 굳힌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드러낸 무당파, 고학력층, 온건 공화당층에 대한 취약성이 이번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 경선에서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무당파뿐 아니라 공화당의 온건 지지층도 본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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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고학력·온건보수에서 경쟁력 취약성 여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하는 압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을 굳힌 모습이다.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무당파와 온건 공화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잡지 못해 본선 경쟁력은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드러낸 무당파, 고학력층, 온건 공화당층에 대한 취약성이 이번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 경선에서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뉴햄프셔 경선의 공화당 투표자의 44%는 무당파였다. 이 가운데 트럼프는 39%, 니키 헤일리는 58%를 득표했다. 게다가 미국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뉴햄프셔 투표자 중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헤일리를 지지한 10명 중 4명은 트럼프에 대한 혐오 때문에 그를 찍었다고 답했다. 헤일리에 투표한 이들 가운데 90%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이오와에서도 자신을 무당파로 답한 투표자의 55%는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 아이오와는 뉴햄프셔보다도 보수적이어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트럼프는 특히 대졸 이상의 고학력층과 고소득층 등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던 유권자들이 사는 지역에서 취약성을 보였다. 트럼프는 뉴햄프셔에서 하노버·라임·레바논 등 부유하고 고학력층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 크게 졌다. 아이오와에서도 중상류층이 모여사는 최대 도시 디모인의 교외 지역에서 트럼프의 득표율은 39%에 그쳤다.
현재, 미국 내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헤일리를 지지한다는 응답자의 약 40%는 본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무당파뿐 아니라 공화당의 온건 지지층도 본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트럼프는 9월 이후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트럼프는 47.3%로 43.5%의 바이든을 앞서 나가고 있다. 양자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11일 1%포인트였는데, 민주당보다 먼저 시작된 공화당 예비경선의 컨벤션 효과로 차이가 좀 더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의 경선이 본격 시작되는 2월3일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경선 이후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쪽은 여성의 임신중지권 옹호 등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의제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트럼프의 취약 집단인 여성, 고학력자, 교외의 증산층, 소수자, 진보층에 대한 공략에 들어가고 있다.
본선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실탄’인 광고비에서도 바이든은 우세를 보인다. 트럼프 쪽은 두 차례 예비경선에서 광고비로 3600만달러를 집행했다. 바이든 쪽은 올해 상반기에 텔레비전 광고비로만 1억달러,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까지는 3억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쪽은 지지자들에게 모금을 호소하고 있지만, 공화당의 기존 큰 손들이 많이 이탈한 상태이다.
트럼프가 직면한 각종 소송도 양날의 칼이다. 트럼프는 의사당 폭동 사태 등 91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는 지지층을 결속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으나, 무당파나 유동층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아이오와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투표자의 10%는 그가 유죄를 받는다면, 대선에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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