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도 강남까지 직통…하남·검단 ‘GTX 급행집값’ 올라탈까

김유신 기자(trust@mk.co.kr),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4. 1.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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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연장 및 신설 부동산 시장 영향은?
수도권 범위 충남·강원까지 확대
5호선 연장 겹친 김포·검단 주목
강남까지 출퇴근 가능 원주 “환영”
“개통까지 20년...장기 관점서 봐야”
주택시장 양극화 완화엔 도움될듯
상권은 서울 집중화 초래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의정부시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착공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주택은 서울 쏠림이 완화되지만, 상권은 서울 집중화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시대를 공식화하며 부동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며 서울 주택가격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반면, 상권은 오히려 서울 집중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5일 국토교통부는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주제로 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기존 GTX 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신설해 전국 GTX 시대를 여는 것을 골자로 한다.

GTX ABC연장, DEF신설안 등 GTX 2기 청사진 [사진 = 국토교통부]
가장 큰 특징은 GTX 연장 및 신설을 통해 수도권의 범위가 기존 서울·경기·인천에서 여타 시·도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강원 춘천·원주, 경기 동두천, 충남 천안·아산 등 지역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생활권으로 편입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경기 뿐만 아니라 충남과 강원도 지역까지 서울 출퇴근 30분 시대가 열리며 GTX를 통한 메가시티의 완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크게 수혜를 볼 지역은 GTX-D가 신설될 곳으로 예상된다. GTX-D는 김포 장기와 인천공항에서 각각 출발해 가산, 강남, 삼성, 잠실 등 주요 업무지구를 지나 하남 교산과 원주까지 각각 이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GTX-D 노선의 경우 수도권을 횡으로 통과하면서도 핵심 일자리가 포진한 강남을 거쳐간다”며 “인천 검단·계양, 강원 원주 등 외곽 지역들의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신설역 주변 땅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구간 노선 중재안을 발표한 가운데 경기도 김포시 시내에 5호선 연장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인천 검단과 김포의 경우 서울 지하철 5호선도 연장되며 교통망 개선의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검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호선 연장 발표가 있고나서 호가가 조금씩 오르는 추세”라며 “GTX역까지 만들어지면 투자 수요 유입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김포시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개발호재 등 영향으로 0.0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단 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 아파트값도 지난주 하락세에서 이번주 보합으로 바뀌었다.

5일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관계자들이 동탄-수서역구간 GTX-A 현장을 방문해 운행점검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그동안 수도권과 별개 생활권으로 여겨지던 강원 원주·춘천, 충남 아산 등도 GTX를 통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지며 주민들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원주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씨는 “GTX를 타고 강남까지 한번에 출근이 가능해지면 굳이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이사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GTX 원주역 인근에 계속 거주하는 것을 고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GTX 개통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는 앞서 GTX A·B·C 신설에 따라 역 통과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른 전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동탄이다. 동탄은 오는 3월 GTX-A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동탄역 초역세권 단지 ‘동탄역 롯데캐슬’은 전용 102㎡가 지난해 9월에 21억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대 분양가가 5억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4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철도 개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일부 단축될 수 있지만 통상 철도 개통까지 최장 20년이나 소요되다 보니 장기 계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GTX 연장 등은 이미 예견된 호재여서 가격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평택 고덕의 한 공인중개사는 “GTX 연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이번 발표가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며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교통 호재가 체감되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GTX 신설 및 연장을 통한 수도권 확장은 서울 주택가격 쏠림 현상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겸임교수는 “수도권 외곽 지역도 서울로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만큼 주택가격의 극심한 양극화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상권 측면에서는 서울 도심이 오히려 집중되는 빨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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