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동기동창 휠체어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 “패럴림픽 메달, 프러포즈, 결혼, 김연아와 만남까지”

김세훈 기자 2024. 1. 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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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오른쪽)가 25일 경기 이천 장애인선수촌에서 열린 2024년 훈련 개시식에서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 주정훈(가운데)과 함께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왼쪽)에게 선수단 선서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 프러포즈하고 올해 안으로 결혼하고 싶다. 동기동창 김연아도 보고 싶고.”

휠체어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34·한국장애인고용공단)는 오는 8월 개막하는 파리 패럴림픽에서 자신이 메달을 딴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권현아는 25일 경기 이천 장애인선수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패럴림픽에 여자 단식, 여자 복식에 출전한다”며 “두 종목 모두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권현아는 여자 단식 세계랭킹 5위, 여자 복식 3위다. 당일 컨디션과 대진 등에 따라 충분히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 실력자다. 권현아는 지난해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혼성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정겨울(21·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짝을 이룬 여자복식에서는 4위에 머물렀다. 권현아는 “패럴림픽 메달을 목표로 실업팀 동료 정겨울과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단식 경쟁자이며 복식 파트너로서 서로 상대를 격려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현아는 파리 패럴림픽 메달, 프러포즈, 그리고 올해 안 결혼을 목표로 삼고 있다. 권현아는 “8년 동안 사귄 7세 연상 남자친구(최원근씨)에게 패럴림픽 메달로 프러포즈하겠다”며 “결혼도 올해 안에 하고 싶다”며 웃었다.

최씨는 휠체어 럭비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금은 탁구로 전향하고 있다. 권현아는 “휠체어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최 씨를 처음으로 만나 눈이 맞았다”며 “내가 투정부리는 걸 모두 받아주는 등 외조를 잘 해주는 고마운 애인”이라고 말했다. 그전까지 운동을 하지 않은 권현아를 스포츠계로 끌어들인 것도 최씨다. 권현아는 “남친을 따라 휠체어 럭비를 시작하면서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며 “배드민턴은 2018년 아버지 권유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 주정훈과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가 25일 경기 이천 장애인선수촌에서 열린 2024년 훈련 개시식에서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에게 선수단을 대표해 선서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배드민턴을 시작한지 겨우 7년째. 단기간에 급성장한 대기만성형이다. 권현아는 “휠체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 셔틀콕을 하이 클리어로 강하게 치는 것에 자신 있다”며 “소속 팀에 전용 체육관, 기숙사도 있고 환경이 좋아졌다. 열심히 훈련해 메달을 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권현아는 김포 수리고등학교를 나왔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권현아는 “김연아는 얼굴이 아주 작고 몸매 비율이 너무 좋았다”며 “당시 기자들이 학교에도 많이 오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 때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둔 때로 김연아, 마사다 마오 등이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시기다. 권현아는 “내가 나중에 운동선수가 돼보디 김연아가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걸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권현아는 “김연아는 아마 나를 잘 모를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김연아를 언젠가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권현아는 6세 때 낙상으로 장애를 입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라켓을 잡았다. 권현아는 “운동을 통해 체력이 강해지면서 외부 활동을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며 “열심히 운동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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