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수 선수 꿈 앗아간 음주운전자 징역 4년 법정구속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의 꿈을 앗아간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은 오늘(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조 모 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조 씨는 2022년 10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내 유연수 선수 등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조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7%인 만취 상태로, 제주시 구좌읍에서 사고 지점까지 17km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이와 별개로 항거 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인정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조 씨에게 징역 5년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오늘 선고 공판에서 유연수 선수가 1년 넘게 수술과 치료를 하고 있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고 있다며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또 결국 하반신 마비로 프로축구 선수를 은퇴해야 했다며, 용서를 받지 못하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점, 조 씨가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조 씨가 감형을 위해 낸 형사 공탁금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이 거절하고 있다며 감형 사유로 참작하지 않았습니다.
재판정에 선 피고인 조 씨는 아무런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판결 아쉽지만…"재판부에 감사"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유연수 선수는 이번 재판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유 씨의 어머니 윤경숙 씨가 참석했습니다. 윤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습니다.
유 씨의 어머니 윤경숙 씨는 재판이 끝난 뒤 "가해자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안 했다. 검찰 구형(5년)보다 낮게 내려서 솔직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저 사람은 4년 뒤에 나온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럼에도 윤 씨는 "연수가 재활이 많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밝게 생활하고 있다"며 "징역 4년 선고 판결은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판사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유 선수 측 오군성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유연수 선수가 중상해를 입은 점이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공탁을 했지만 피해자가 수령을 거절하고 있고, 진정한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고 4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변호사는 "판결문 등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2년 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유 씨는 25살의 젊은 나이에 축구 선수로서 은퇴를 해야 했습니다.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지 3년, 축구를 시작한 지 16년 만에 평생을 꿈꿔 온 경기장을 떠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유 씨는 팬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연수 선수는 어제(24일) KBS와의 통화에서 "최근에도 하루에 4시간씩 재활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응원해주신 분들 덕에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또 "최근 탁구와 사격 등 다른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며 "아직 종목을 정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패럴림픽 대표 선수로 세계 무대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유연수 선수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듣고 변호사 선임 등 뒤에서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제주유나이티드 구자철 선수도 KBS와의 통화에서 "연수가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분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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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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