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마리 남았다…북부흰코뿔소 멸종 막기 특명 '체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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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단 두 마리 남은 북부흰코뿔소의 멸종을 막기 위한 해결책이 제시됐다.
연구소는 "다음 단계는 북부흰코뿔소에서 직접 체외 수정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두 마리 모두 암컷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부흰코뿔소는 멸종된 동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어린 암컷 파투에서 채취한 난자와 죽기 전 두 마리 수컷 북부흰코뿔소에서 채취한 정자로 수정한 배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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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단 두 마리 남은 북부흰코뿔소의 멸종을 막기 위한 해결책이 제시됐다. 체외 수정을 통한 번식 전략이다.
BBC, 가디언 등 외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니츠동물원 야생동물연구소 연구팀이 북부흰코뿔소와 가까운 종인 남부흰코뿔소를 이용해 체외 수정에 성공했다. 연구소는 “다음 단계는 북부흰코뿔소에서 직접 체외 수정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흰코뿔소는 한때 중앙아프리카 전역에서 발견되는 야생동물이었다. 하지만 코뿔소 뿔에 대한 수요가 많아 불법 밀렵이 성행했고 개체수가 거의 전멸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북부흰코뿔소는 2마리뿐이다. ‘나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미 북부흰코뿔소와 그의 딸인 ‘파투’ 두 마리 암컷이 현재 케냐 자연보호구역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남은 두 마리 모두 암컷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부흰코뿔소는 멸종된 동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과학의 힘을 통해 코뿔소의 번식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남부흰코뿔소를 이용했다. 무려 2t(톤)에 달하는 동물로부터 난자를 채취하는 일, 실험실에서 코뿔소 배아를 만들고 이를 이식하는 일 등은 모두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수년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연구팀은 벨기에의 한 동물원에서 암컷 남부흰코뿔소의 난자를 채취하고 오스트리아에 있는 수컷에서 정자를 채취한 뒤 체외 수정을 시도했다. 수정에 성공한 배아는 케냐의 남부흰코뿔소에게 이식됐고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신 70일만에 대리모 역할을 한 남부흰코뿔소가 치명적인 박테리아인 클로스트리듐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는 연구팀에게 큰 실망과 좌절감을 안겼다.
하지만 사후 조사에서 대리모 뱃속에서 수컷 태아가 6.5cm 크기로 정상 성장하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대리모가 죽지 않았다면 태아의 생존 가능성은 9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다시 체외 수정 기술에 희망을 걸고 있다.
다음 단계로는 북부흰코뿔소 배아를 직접 이용할 예정이다. 북부흰코뿔소 배아는 독일과 이탈리아에 액체질소에 저장된 상태로 30개 정도만 존재한다. 현재 남아있는 어린 암컷 파투에서 채취한 난자와 죽기 전 두 마리 수컷 북부흰코뿔소에서 채취한 정자로 수정한 배아들이다.
살아남은 두 마리의 북부흰코뿔소들의 나이와 건강 상태가 임신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연구팀은 북부흰코뿔소 대신 남부흰코뿔소 자궁에 배아를 이식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아종이 대리모 역할을 하도록 한 시도는 없었지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코뿔소 멸종 원인이 사람에게 있는 만큼 과학기술을 이용해 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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