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응급실 로봇 닥터
“의학 소설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이정표"
AI와 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대담한 서사, ‘응급실 로봇 닥터’가 출간돼 화제다. ‘응급실 로봇 닥터’는 전통적인 의료 소설의 틀을 깨고, AI 기술의 발전과 인간성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를 보여준다. 정지훈과 윤여경의 공저로 탄생한 이 작품은 의학과 인공지능이 얽히는 미래의 세계를 그리며, 이를 통해 의료계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공저자 정지훈 박사는 로사 같은 의사 로봇이 2031년경에는 현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G의료센터에 새롭게 입사한 로봇 의사 '로사'와 그녀의 담당 의사 '수호'가 있다. 로사는 분홍색 머리카락과 동그란 인상을 가진 친근한 존재로,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이는 로사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로사와 수호는 그들의 전문성과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생함과 깊은 인상을 남긴다.
로사의 이야기는 단순히 의료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인간의 삶, 죽음, 윤리,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제공한다. 현재와 근미래의 상황에서 의료로봇계가 매우 발달했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경외심과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현재 일부 상황에서 로봇 의사의 진단이 인간 의사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점은 기술 발전의 현실을 반영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은 미래 의료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들은 이야기가 드라마화되어 더 넓은 관객에게 소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응급실 로봇 닥터'는 의료 드라마의 전통적인 캐릭터인 인간 의사 외에 로봇 의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였으며,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는 새로운 시도로서 글로벌 드라마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응급실 로봇 닥터'는 ER, '태양의 후예', '하우스' 등과 같은 전세계 인기 의학 드라마들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로봇 닥터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기존에 탐험 되지 않은 영역을 개척한다. 로사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인간 의사와의 상호작용은 의료 드라마 장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소설은 또 인간과 AI의 공존에 대한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며, 현대 사회에서 기술과 인간성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로사와 수호의 이야기는 우리가 직면한 윤리적,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응급실 로봇 닥터’도 솔라펑크의 계보를 따른다. 펑크문화란 억압에 대한 반항을 의미한다. 솔라펑크는 자연재해에 대한 인류의 반항과 인류의 현재 습에 대한 반항으로 보인다.
솔라펑크는 단순히 미래의 녹색 도시를 꿈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AI 시대가 도래하고 환경 위기 및 기술적 불평등이 현실화 되는 지금, 솔라펑크는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적인 상상력을 제공한다. 물론 디스토피아적 상상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솔라펑크는 사회 구조를 분산화하고 커뮤니티 중심의 해결책으로 기술을 통합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일부는 이를 히피 커뮤니티나 컬트처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아직 솔라펑크 장르가 충분히 다양한 작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소설가들과 독자들의 본격적인 관심이 시작되면 이 장르는 더욱 풍부하게 발전할 것이다. 이 장르의 대표적 문학작품이 없어 블루오션인 장르여서 한국작가들의 도전이 시급하다.
‘응급실 로봇 닥터’는 이러한 문화적 흐름을 타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로봇이 세상을 멸망시키는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가 아니라, 인간과 공존하며 갈등하는 근미래를 다룬다. 웨어러블을 착용한 노인부터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려는 기업에 이르기까지, 로봇 공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우리의 편으로 만들고, 억압당하지 않을지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윤여경 작가가 운영하는 퓨쳐리안 에이전시에서는 인공지능과 상생하는 근미래 SF를 그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이자 작가인 김달영 작가의 단편집 ‘스스로 블랙홀에 빠진 사나이’ 는 과학소설에 과학적 설명을 덧붙인 특별한 형식을 취했고, 현직 변호사가 지은 ‘무뇌변호사’ 또한 AI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가 법조계와 의료계이므로 근미래 인공지능 변호사의 출현을 보여주는 예가 됐다. 공학과 출신의 클레이븐 작가의 ‘록스타 로봇의 자살분투기’도 폐기되는 로봇을 친근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후속작 ‘황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포칼립스 상황의 한국에서 벌어지는 액션을 마동석 배우가 주축이 되어 담당할 것이라고 한다. 아포칼립스 이후의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니버스로 만들어 여러 가지 이야기로 만들어가듯, ‘무뇌변호사’와 ‘응급실 로봇 닥터’는 근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의료계와 법조계의 이슈들을 현실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미리 기획한 한국의 근미래 유니버스 소설들이다.
선진국에서는 SF프로토타이핑이라고해 근미래 기술을 적용한 미래 스토리텔링을 수십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니가 주도 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한국 문학계에도 새로운 흐름이 나오고 있다.
저자 소개
윤여경
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학단체 퓨쳐리만 대표, SF 스토리텔러. 2017년 ‘세 개의 시간’ 으로 제3회 낙원과학소설상을 수 상했으며 2023년 제6회 CISFC 과학소설 국제교류 공로 훈장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금속의 관능, SF 앤솔러지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우주의 집 끝내 비명은’, ‘매니페스토&, 장르 창작법 앤솔러지 장르의 장르’, 장편소설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등이 있다. 한중일 아시아 설화 SF 프로젝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을 기획했다. 다양한 사람 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예술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작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정지훈
의학과 사회과학, 공학을 전공하고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경영도서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K2G 테크펀드의 제너럴파트너로 국내외 덥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직교수,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를 맡고 있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 ‘미래자동차 모빌리티 혁명’,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을 집필했다. AI를 비롯해 AR/VR, 블로게인, 로봇 시굴과 같은 딥테크 기술들이 사회를 변화 시키는 양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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