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돈, 삼겹살 수출길 찾는다···“비계 삼겹살 계도 지속”
불경기 속 돼지고기 소비 위축으로 한돈 농가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자 생산자 단체가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할인 행사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비곗덩어리 삼겹살’에 대해선 육가공업체 계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대한한돈협회·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한돈자조금)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간 경기 침체로 인한 돼지고기 소비 저하, 전 부위 재고 증가, 돈가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자구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돈협회는 돼지를 사육하는 생산 농가들이 모인 단체다. 한돈자조금은 농가들이 낸 자조금을 바탕으로 소비 촉진 사업을 벌인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돈 농가들을 위기에 빠트린 가장 큰 요인은 돼지고기 소비 감소와 사료값 등 생산비 상승이다. 특히 생산성 하위 30% 농가들이 지난해 1억4400만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이달에도 2000~3000만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조진현 한돈협회 전무는 “돼지 1㎏당 지육가(머리, 내장 등을 제거한 상태)가 최소 5100원은 넘어가야 생산비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5100원 이하였고 전날 4348원까지 폭락했다”고 말했다.
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내수시장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수출 활성화를 추진한다. 정부 유관기관과 양돈조합, 수출업제 등과 한돈 수출협의체를 꾸려 수출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지원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원복 한돈자조금 사무국장은 “한류 하면 삼겹살”이라며 “(질병이나 통상 문제상) 생육을 수출하긴 힘들지만 (가공된) 삼겹살이나 제육볶음은 외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본다. 올해 중점적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한돈 인증 정육점, 농협 하나로마트, 한돈몰 등 주요 유통채널에선 최대 50%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자조금 예산을 활용해 할인을 해서라도 재고를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특히 1~2월 한돈세일페스타, 3월 삼겹살데이, 10월 한돈데이, 명절, 김장·송년회철에 집중한다.
또 단체급식 업체들의 한돈 사용 확대를 지원하고 식품기업, 플랫폼 사업자 등과 협약을 맺고 판로를 넓힌다. 신규 광고 슬로건을 ‘국돼팀’으로 정하고 스포츠행사, 지역축제 등과 연계한 소비 촉진 캠페인도 벌인다.
다만 한돈협회는 자구책만으로 역부족이라며 양돈용 특별사료구매자금 신설, 기존 특별사료구매자금과 정부정책자금 상환 기간 연장, 전기요금 일부 한시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지난해에 이어 논란이 불거진 과지방 삼겹살에 대해선 생산자 단체가 육가공업체에 관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계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육가공업체의 도덕적인 문제와 많이 연관되고 있는 것 같다. 생산자로선 계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사육단계에서 떡지방(과지방)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협회와 자조금이 모니터링해 품질을 균일화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돼지고기 산지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질문에는 “외식의 경우 채소, 인건비, 전기요금이 삼겹살 가격에 포함돼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마트에서 고깃값이 비싼 건 유통구조를 살펴보고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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