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메모리 집중…'업턴' 탄력 붙인다
레거시 제품 위주 감산 규모 점진적 조정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반도체 수요 회복을 이끈 HBM(고대역폭 메모리),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AI(인공지능) 관련 반도체에 집중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회복이 느린 낸드플래시는 수익성 회복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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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 지속해 선두 유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D램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SK하이닉스도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5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우현 부사장(CFO, 최고재무책임자)은 "메모리 시장 환경은 작년 하반기부터 수급 상황이 개선되며 극심했던 불황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세로 전환했다"며 "지난 2년간 역성장한 PC와 모바일 기기의 출하량이 성장세로 돌아서고 고객들의 투자가 증가하며 AI향 서버 수요와 더불어 일반 서버의 수요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수익성 위주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늘려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 양산과 HBM4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는 DDR5, LPDDR5T 등 고성능, 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응용 확산을 대비해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도 준비 중이다.
이날 김규현 D램마케팅담당은 "올해 본격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HBM3E를 고객 일정에 맞춰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도 본격화됐다"며 "다양해지는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 라인업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감산 조정…"업황 개선 지속"
업황 개선에 따라 그간 이어온 감산 규모는 올해 점진적으로 조정한다. 다만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가 예상하는 재고 정상화 시점은 D램은 상반기, 낸드는 하반기다.
김 부사장은 "작년 보수적 생산 기조를 유지한 결과 지난 3분기부터 판매량이 생산량을 초과해 재고가 줄었다"며 "올해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 보수적 생산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가동률 증가로 업황이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감산이 필요했던 레거시 제품의 생산은 계속 줄이는 반면, 수요가 증가하는 프리미엄 제품은 생산을 늘려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메모리 업계의 생산 증가율은 한 자릿수 수준으로 추정돼 메모리 업황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회복에도 CAPEX(시설투자) 규모는 무리하게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작년 CAPEX 규모는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AI향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전 영역에서 투자비를 대폭 축소한 수준"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CAPEX 증가가 예상되나 철저히 고객 수요와 수익성에 기반해 투자를 집행하고, 효율성을 강화해 증가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신할 수 있는 제한된 영역에 투자를 집중해 과거처럼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D램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딘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AI의 수혜를 받는 D램과는 달리 낸드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수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김석 낸드마케팅담당은 "낸드의 최우선 과제는 투자 최적화와 수익성 확보"라며 "투자 효율성 개선 노력과 함께 제품 믹스 즉,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전체적인 평가 개선에 힘을 쏟아 시황 변동에도 꾸준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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