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만마 얻은듯" 엄마된 박신혜, 박형식 재회한 로코 '닥터슬럼프'(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그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항상 작품 들어갈 때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두려움도 있는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어요." (박신혜)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이야기가 안방을 찾아온다. 박신혜 박형식의 로맨틱 코미디 '닥터슬럼프'가 힐링과 공감을 자신했다. 또한 박신혜는 결혼과 출산 이후 3년 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 시청자들과 만나는 소감도 전했다.
25일 온라인을 통해 JTBC 새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극본 백선우 / 연출 오현종) 제작발표회가 생중계됐다. 이날 자리에는 오현종 감독과 박신혜, 박형식, 윤박, 공성하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닥터슬럼프'는 인생 상승 곡선만을 달리다 브레이크 제대로 걸린 남하늘(박신혜 분)과 여정우(박형식 분)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그 남자의 기억법' '역도요정 김복주' 오현종 감독과 '간 떨어지는 동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백선우 작가가 각각 연출과 집필을 맡았다.
이날 오현종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먼저 소개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 형식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며 "다른 건 아픈 사람 이야기다, 아픈 걸 인정하지 못하고 외면하려고 하는 사람들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러니하지만 의사들이 마음의 병을 겪었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하고 아픔을 나누느냐 하는 이야기"라며 "따뜻한 시선을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인데 우울증을 다뤄서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밝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연출 맡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현종 감독은 "이 드라마를 처음 제안 받고 대본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안타깝다'였다"며 "캐릭터에 대한 연민이 생긴 게 제 첫 마음이었다, 의사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치열한 삶을 살면서 고생해서 그 자리에 왔을 텐데 최고 자리라 생각한 곳에 있음에도 아프단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더라"며 "가족들조차도 그럴리 없다는 대사 속에서 이 캐릭터들이 얼마나 아플까, 속으론 아프지만 내색하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지친 일상을 감내해가는 캐릭터들에 연민이 갔고 이 캐릭터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의료 행위보다 성장기에 초점을 맞췄다고도 했다. 그는 "이 네명이 전부 의사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의료 행위를 하긴 하는데 의사로서 살아가는 모습은 다른 드라마에서 노출이 되지 않았나"라며 "자문해주신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하셨다, 마음의 병을 얻는 사람은 최선 다한 사람이 얻는 훈장인데 감추려고 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할 때 치유할 수 없는 병이 된다고 하더라, 의료 행위는 직업적 특성이지만 마음의 병을 나누고 드러낼 때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박신혜는 극 중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마취과 의사 남하늘로 분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월 배우 최태준과 결혼했고, 그해 5월 아들을 품에 안았다.
박신혜는 지난 2021년 방송된 JTBC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 이후 안방 복귀작으로 '닥터슬럼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저 또한 제가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전작에서 장르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 다음은 무슨 챕터를 열어야 할까, 고민이 굉장히 많이 하다가 오랜만에 나도 내가 잘하는 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읽었을 때 하늘이란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다"며 "작품을 선정할 때 제가 보여주고 싶은 새로운 모습도 있지만 내 주변이나 내 친구들이 봤을 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늘이도 번아웃이 와서 우울증이 왔고 우울증이라 하면 대단한 방법으로 이겨내야 할 것 처럼 생각하지만 행복은 멀리있지 않다"며 "작고 소소한 즐거움으로 이겨내나가는 모습이 저 좋았고 또한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내가 연기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잘 풀어갈 수 있겠다 했다"고 고백했다.
'닥터스' 이후 8년만의 의학물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닥터스'에서는 사랑하는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의사가 돼서 의료 사고 밝히겠단 목적 갖고 있는 성장기였다면 이번엔 뭔가 공부와 가족 기대 속에서만 기대 부응하기 위해서만 산 한 친구가 번아웃이 오면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이야기"라며 "'내가 뭘 잘하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뭐지' 고민하며 모든 걸 잃었다가 그 모든 걸 가족과 친구들로 인해, 직장 동료들로 인해 찾아가는 또 다른 성장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박형식은 인생 최악의 슬럼프에 빠지는 스타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로 변신했다. 그는 '닥터슬럼프' 선택 이유에 대해 "웃고 싶었나보다"라며 "심각하고 진지하고 깊은 내용의 작품을 하다가 어느 순간 웃고 싶었나보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면서 많이 웃었다"며 "정우와 하늘이의 티키타카를 읽으면서 많이 웃어서 정말 하고 싶더라"며 "우울증 슬럼프 얘기하면 무거워질 것 같지만 부드럽게 터치해주는 느낌이더라, 친구가 옆에서 있어주는 느낌처럼 유쾌하면서 부드럽게 터치해주는 느낌이라 좋았다"고 고백했다.
'로코 장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결 이런 게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상대방과의 호흡 맞추는 걸 재밌어 하는데 현장에서도 호흡 맞추다가도 '이런 대사가 재밌을 것 같은데' 하면 시도해보기도 하고 배우가 잘 받아주면 그 신이 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붙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박신혜는 "정말 잘한다"며 "감독님께서 컷 사인 안 주실 때도 있었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박형식은 "(박신혜와) 아는 사이로 만나니까 첫 촬영부터 작업이 필요없더라"며 "친해지는 과정, 농담 시작해야 하는 과정, 그런 것들 없이 재밌게 촬영하니까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신혜는 "보자마자 동창회에서 만난 사이처럼,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 너무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박신혜와 박형식의 재회이자 로코 케미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방송된 SBS '상속자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박신혜는 박형식과의 재회에 대해 "그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항상 작품 들어갈 때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두려움도 있는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됐다'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의지하고 믿게 되고 지면이 단단해진 느낌이었다"며 "내가 딱 설 수 있는 느낌이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박신혜는 "(박형식이) 촬영 초반에 '걱정이 없어, 하고 싶은 거 다할 거야'라고 하길래 '그래? 나도 걱정이 안 돼, 나야말로 업혀 갈게'라고 농담으로 했다"며 "긴장보다 기대가 되는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속자들'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땐 단체신이 아닌 이상 같이 나오는 신이 많지 않았다, 그때 형식씨가 바빴다, 비행기 내려서 찍고 스케줄을 하러 갔다"며 "당시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정말 대단한 친구다' 하다가 이번에 오히려 가깝게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박형식은 "같이 호흡하며 놀랐던 건, 누나의 내공에 제가 같이 하면서 놀란 상황이 많다"며 "버튼 누르면 눈물이 나는데 인위적이지 않다, 끓어올라서 나오는데 그런 내공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감탄했다"고 칭찬했다.
박신혜는 "저는 형식씨의 순발력에 놀랐다"며 "저는 제 자신이 순발력이 떨어진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렇게 평온하게 능청스럽게 타이밍을 맛깔나게 쥐었다 폈다 하지' 했다"고 감탄했다. 또한 그는 "저는 그 탬버린 안에서 튕겨지는 느낌이었다"며 "디스코팡팡 타면 움직이는 사람 마음대로 튕겨지는 것처럼"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실제 '닥터슬럼프'가 전하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오현종 감독은 다섯 글자로 드라마를 홍보해달라는 말에 "과속방지턱"이라고 말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박형식은 "우리가 치열하게만 살아간다"며 "사실 마냥 매번 성공만 있을 순 없다, 넘어지고 실패할 수도 있는데 계속 일어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어갈 때도 필요하단 말이 위로가 많이 되더라"고 말했다. 박신혜 또한 "저희 드라막 어깨에 기댈 수 있는,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돼드리겠다"며 "오셔서 잠시 쉬었다 가시라"고 시청을 독려했다.
한편 '닥터 슬럼프'는 오는 27일 오후 10시30분 처음 방송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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