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투수 최초’ 100억 사나이···입단 10년 만에, 고영표의 성공 시대

김은진 기자 2024. 1. 25. 15: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 고영표(오른쪽)가 25일 5년 107억원에 계약하고 나도현 KT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고영표(33·KT)는 2014년 신생구단 KT에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되며 입단했다.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대졸신인이었다. KT는 그해 창단했지만 1군리그에는 2015년 합류했다. 고영표의 프로 인생도 2015년부터 시작된 셈이다.

군대도 다녀왔다. KT의 국내 선발로서 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는 선발되지 못했다. 당시 만년 하위 팀이었던 KT 선수는 국가대표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해 시즌을 마치고 입대한 고영표는 2년 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낮에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혼자 센터에서 운동하는 일과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2020년 휴가를 쓰지 않고 모아뒀다 전역 직전이던 가을 KT 마무리캠프에 합류, 복귀 시즌을 미리 준비할 정도로 성실히 준비했다.

2021년 1군으로 돌아온 고영표는 완전히 몇 단계 성장한 선발 투수가 되어 있었다. 3년 간 풀타임 선발로 KT 마운드를 지키며 523.2이닝을 던져 36승, 3년 연속 두자릿승수를 거뒀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가장 안정된 선발 투수로서 이름을 떨쳤다.

대졸이라 7년 간 조건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고영표는 올해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가 된다. KT 국내 1선발이자 리그 최강의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는 고영표를 KT는 미리 꽉 붙잡았다. 25일 고영표와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고영표는 5년 간 총 107억원에 계약했다. 보장액은 95억원, 옵션이 12억원이다. FA 계약이 아니라 계약금이 없이 향후 3년간 20억원대 연봉을 받게 된다. 지난 연말부터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고 최근 합의한 뒤 24일 메디컬테스트를 최종적으로 마치고 사인해 이날 발표했다.

KT 유니폼을 입고 11년차에 고영표는 몸값 100억원대 선수가 됐다. 고영표 이전에 FA와 비FA를 통틀어 총액 100억원대 계약을 한 선수는 15명이 있었다. 그 중 대졸 선수는 KIA 외야수 나성범(6년 총액 150억원)이 유일했다. 투수 중 대졸로서 5년 이상의 계약을 하면서 100억원 몸값을 받는 선수는 고영표가 처음이다.

고졸 신인을 뽑는 것이 대세가 된 최근 스타급 선수들은 대부분 만 19세부터 프로 경력을 시작해 국제대회 입상을 통해 병역 특례를 받은 뒤 20대 중반에 FA 혹은 비FA로 대형 계약을 맺는 ‘엘리트 코스’를 밟는다. 고영표는 신생구단에 지명돼 1년 늦게 데뷔한 것까지 포함해 그야말로 지름길을 한 번도 거치지 못하고도 100억원의 사나이가 됐다.

고영표는 경기력뿐 아니라 바른 성품과 생활 태도까지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KT는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 계약이자 100억원대 계약의 주인공으로 고영표를 대우하며 구단 역사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 도장을 찍었다.

고영표는 계약 발표후 기자와 통화에서 “실감은 잘 나지 않는다”고 웃으며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이렇게 해주신 만큼 성적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최소한 지난 3년 간의 성적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구단이 기대하는 바라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똑같이 열심히 던지겠다. 대형 계약을 한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선수 생활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