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타고 역할 분담해 고의로 '꽝'…9억원 챙긴 30대 구속

지인 10여명과 짜고 각지 돌며 범행…해외 도주 실패 후 체포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대전경찰청은 고의로 사고를 내고 자동차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로 A(31)씨를 구속 송치하고 20∼30대 공범 10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7월 서울 중구의 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하는 앞 차를 고의로 들이받고 보험금 1천700만원을 수령하는 등 2022년 2월부터 1년여간 모두 88회에 걸쳐 보험금 9억3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등과 짜고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나눠 일부러 차 사고를 내거나, 지인들을 태운 뒤 운전하다 다른 차를 대상으로 고의 사고를 내 보험금을 추가로 수령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고액의 보험금 수령을 위해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외제 차를 이용하고, 진료수가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한방병원 등만 골라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직업 없이 대전에서 거주했던 그는 같은 지역, 장소에서만 사고를 내면 의심을 받을 것을 염려해, 서울 등 수도권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사고를 냈다.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20일 새벽께 대전 동구 용전동의 한 모텔 인근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캄보디아로 도주하려 했으나, 출국 금지돼 실패하자 대포폰 등을 사용해 주로 대전지역 안에서 주거지를 바꿔가며 은신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에도 동종전과로 송치된 적 있는 A씨는 "생활비가 필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편취한 보험금은 지인들과 나누고, 생활비와 도박비로 탕진했다"며 "공범들을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와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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