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억 규모 미국산 반도체 IC칩 중국에 밀수출한 일당 적발

반기웅 기자 2024. 1. 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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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밀수출한 IC칩. 관세청 제공

수출허가 없이 전략물자를 중국으로 밀수출한 일당이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세관은 전략물자인 반도체 IC칩을 중국으로 밀수출한 해외 전자부품 딜러사 대표와 이사를 대외무역법과 관세법 및 범죄 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략물자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 개발이나 제조에 사용되는 물품이나 기술, 무기제조 등으로 용도가 변경될 수 있는 물자를 뜻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 통신장비 개발업체가 내수용으로 수입한 미국산 통신용 반도체 IC칩을 사들여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으로 밀수출했다.

반도체 IC칩. 관세청 제공

밀수출한 IC칩은 한국 공식 유통 대리점을 통해서만 국내에 공급 가능한 물품이다. 딜러사처럼 최종사용자가 아닌 사업자는 해당 물품을 수입할 수 없다.

딜러사였던 이들은 국내 통신장비 개발업체에게 다량의 IC칩을 한국 공식 유통 대리점을 통해 정식 수입하도록 해 초과 물량을 받은 뒤 밀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한 IC칩은 소규모로 포장, 견본품으로 위장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44회에 걸쳐 항공편을 통해 중국으로 보냈다.

특히 밀수출된 반도체 IC칩 9만6000개(139억원 상당) 중 5만3000개(118억원 상당)는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수출하려면 관계 당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

또 밀수출 대금 회수를 위해 저가의 반도체 소자를 홍콩에 수출, 세관에 가격을 부풀려 허위신고를 한 뒤 허위 송품장을 근거로 밀수출 대금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일당은 불법 환치기로 대금을 세탁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한국이 우회수출 통로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며 “전략물자와 수출통제 우범품목의 밀수출 및 부정수출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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