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자회사가 SNL 통째로 빼돌려” 제작사 70억원 소송

강주일 기자 2024. 1. 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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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SNL 코리아’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 시리즈를 만든 제작사가 자사의 제작 인력을 쿠팡 자회사가 빼돌려 손해를 봤다며 거액의 민사 소송을 냈다. 반면 자회사측은 계약만료에 의한 이직이었다고 맞서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NL코리아’의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25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이스토리는 자사 제작2본부의 본부장이었던 안상휘씨와 그의 배우자인 장모씨, 안씨 부부가 설립한 회사 ‘우다다스튜디오’,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영업방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70억원을 청구했다.

에이스토리측은 “‘SNL코리아’를 제작하기 위해 2020년 12월 제작2본부를 신설하고 과거 tvN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를 제작했던 안상휘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영입했으며 제작진 11명 정규직 채용, 설비 마련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면서 “이렇게 제작한 ‘SNL코리아’ 리부트 시리즈는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자리 잡는데 기여했는데, 쿠팡과 안상휘씨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코리아’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즌4를 준비할 때 올해 2월 시즌5를 론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 섭외까지 진행했으나 제작기회를 빼앗겼다”고도 했다.

에이스토리측에 따르면 쿠팡 매니지먼트업에 진출했다고 밝히며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가 신동엽 영입을 발표한 작년 9월 4일, 안씨는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이사에게 “제작2본부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쿠팡으로 가겠다”고 통보했고 이후 안씨와 제작2본부 직원 11명은 모두 퇴사했다.

이에 안상휘씨와 SNL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고 “에이스토리가 출연료와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왔고,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SNL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했는데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맞섰다.

안씨와 제작진은 그러면서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에이스토리는 “노예계약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면서 “에이스토리는 창사 20년 동안 단 한번도 출연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상휘씨는 에이스토리의 제작2본부장으로 핵심임원이자 업무집행지시자였던 사람으로서 상법 및 형법상 에이스토리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라며 “이러한 지위에 있던 안상휘씨가 쿠팡 측을 위하여 에이스토리의 SNL제작팀 전원을 사직시키고 쿠팡 쪽에 취업하도록 한 것은 명백하게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쿠팡 측은 안상휘 씨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쿠팡 측에 대해서도 “에이스토리의 안상휘씨를 포함하여 SNL 제작팀 전원을 부당하게 유인하여 사직을 종용하고 쿠팡의 자회사에 채용함으로써 공정거래법을 위한 불공정거래행위를 범했다”며 이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에이스토리측은 또 “안상휘 씨와 쿠팡 자회사에 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에이스토리의 SNL제작본부 사업부문을 부당하게 빼앗아간 것에 대한 정당한 손해배상 청구”라면서 “안씨와 쿠팡 관계자에 대한 형사고소와 SNL코리아5 촬영 및 방송금지 청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에이스토리가 청구한 소송은 작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됐으며 변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한편, ‘SNL코리아’는 미국 NBC의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의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과거 tvN에서 2011∼2017년 시즌9까지 방송하고 종영했다가 4년 만인 2021년 에이스토리가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 리부트 시리즈로 부활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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