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알 수 없는 도전,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가 있어 든든합니다”

서울앤 2024. 1. 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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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 지원 시동 건 구로구,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 도와
지난해부터 예산 2억3500만원으로 늘리고 100개 팀 지원

[서울&] [커버스토리] 800억원 규모 창업 펀드 만들어 벤처·중소기업 자금줄 물꼬 튼다

구 출자금의 300% 구 내 기업 지원

‘2023 청년도전지원’도 최우수 평가

“창업기업 입주 공간 확대해갈 것”

구로구는 지난해 2월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를 열고 청년 창업 지원에 나섰다. 구로구는 그동안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예년보다 대폭 늘어난 청년창업팀 100팀을 선정해 예비창업자성공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청년 창업에 나선 방누리 이온케어 대표(왼쪽부터), 상의준 플렉스매치 대표, 조영린 에버트레져 대표는 지난해 예비창업자성공캠프에 참여해 벤처 성공 신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예비창업자 때부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됐고 투자자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데모데이를 통해 네트워킹하고,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심리 지원까지 받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아 성장해왔습니다.”

조영린(39) 에버트레져 대표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다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스타트업을 거쳐 지난해 4월 창업했다. 에버트레져는 예술가가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업 관계를 만들어주고 수익 창출을 위한 판매망을 발굴해 연결하는 ‘예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예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증권을 발행해 작품을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지난 19일 구로구 구로동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조 대표는 “내가 응원하는 예술가에게 투자하고 예술가는 에버트레져 플랫폼에서 수익을 만들고 미래 소득을 파트너와 공유하는 시스템”이라며 “아티스트와 파트너가 동반 성장하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지난해 2월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를 열고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예비·초기 청년 창업자를 지원해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돕는다. 기존 구로창업지원센터를 청년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취지에서 명칭을 변경했다. 구는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2012년부터 구로구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22년까지 60개 팀을 지원했으나 2023년부터 지원 규모를 확대해 100개 팀을 선발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50팀씩 선발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원 예산도 구비 1억5천만원, 벤처기업협회 8500만원 등 총 2억3500만원으로 늘렸다.

조 대표가 지난해 참가한 예비창업자성공캠프(PSWC)는 구로구와 벤처기업협회가 협력해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비즈니스 모델 구축, 사업계획서 작성 등을 위한 ‘기본이 강한 벤처 과정’과 비즈니스 고도화, 투자 역량 강화, 톡투유 데모데이 참가 등을 위한 ‘벤처캐피탈(VC) 코칭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창업은 많은 도전과 동반된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일입니다. 창업 초기 팀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과 법적 문제, 고객 확보와 유지 등 대부분 혼자 감당하기 때문에 많은 업무량과 위험 압박으로 스트레스가 큽니다. 워라밸도 없고 수익 창출도 보장할 수 없는 도전입니다.”

방누리(29) 이온케어 대표도 지난해 하반기 예비창업자성공캠프에 참가했다. 방 대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개인 피부 맞춤형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앱 ‘실키’를 만들었다. 사용자가 얼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분석해 얼굴에 맞는 화장품과 보조식품을 추천해준다. 베타 서비스판을 만들어 출시한 데 이어 앱과 웹용 상용화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 결제 시스템을 붙여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방 대표는 지난해 벤처캐피탈 코칭 과정에 선정돼 투자사에서 하는 직접 강연과 일대일 멘토링을 받았다. 이후 기업소개(IR) 피칭 워크숍과 데모데이에 참가했고 4개월간 사무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방 대표는 “청년 창업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설을 사용할 수 있었다”며 “초기 기업에 필요한 사무 공간과 회의실 지원, 사업 고도화 자문, 일대일 투자 유치와 멘토링, 기업 소개 피칭 워크숍 등 단계별로 지원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네트워킹이 없어 유튜브, 책, 강연 등을 보면서 혼자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선후배 창업가들의 네트워킹으로 다양한 분야 대표님들을 만나게 된 것이 좋았습니다. 혼자 가는 길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 고민해봤고 갔던 길임을 안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방누리 이온케어 대표(왼쪽부터), 상의준 플렉스매치 대표, 조영린 에버트레져 대표가 지난 19일 구로구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역시 지난해 하반기 예비창업자성공캠프에 참가한 상의준(33) 플렉스매치 대표는 2022년 11월 법인을 설립했다. 2023년 3월 1인 마켓과 협찬 광고 플랫폼 베타서비스를 시작했고, 8월 특허도 등록했다. 플렉스매치는 온라인 창작자(크리에이터)나 영향력자(인플루언서)가 취향에 맞는 마켓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콘텐츠형 간접 광고인 브랜디드 협찬 등 수익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마케터의 성향 등을 분석해 브랜드와 상품을 연결해준다. 상 대표는 “쉽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기존 1인 마켓을 준비하는 단계와 수익 창출까지 걸리는 기간을 대폭 줄였다”고 했다. 플렉스 매치는 올해 1월 월간 순이용자 2만5천 명, 회원 1200명이 가입했고, 누적 매출 7억원을 올렸다. 연말까지 회원 2천 명, 매출 25억원이 목표다.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는 예비창업자성공캠프 외에도 창업에 관심 있는 구 내 청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선배 창업자에게 듣는 기업가 정신 특강, 4차 산업, 정보기술(IT), 지식 서비스 분야 중심 창업 교육을 매달 개최하고 멘토링도 항상 지원한다. 예비창업자성공캠프에 선정되지 못한 창업자들에게는 창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레벨업 일대일 멘토링과 개방형 창업 교육을 한다.

구로구는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초기 창업자를 지원하는 한편, 지난해 11월 지역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구로 청년동행 창업펀드’를 만들어 기업 발굴과 투자에 나섰다. 펀드 운용 기간은 8년으로, 지난해 7월 티인베스트먼트를 운용사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구 출자금 10억원을 포함해 목표 금액인 200억원보다 155억원 더 많은 355억원을 조성했다. 2026년까지 8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데, 구는 매년 10억원씩 4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 구출자금의 300%를 구로구에 있거나 투자 후 1년 이내 본점을 구로구로 이전하는 창업 7년 이내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한다. 2023년 10월 벤처기업협회 통계를 보면, 구로구에는 벤처기업이 662개로 서울시 1만1383개의 5.8%를 차지한다. 이 중 창업 7년 이내 벤처기업은 모두 258개가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한 ‘2023년 청년도전지원사업’ 운영성과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도 받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49곳이 참여한 가운데 6곳이 최우수구로 선정됐는데,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는 구로구가 유일하다. 최우수 평가를 받은 구로구는 국비 8억원을 확보해 올해 4년 연속으로 청년도전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구직 단념 청년을 밀착 상담, 자신감 회복, 진로 탐색, 취업역량 강화, 외부연계 활동, 지역특화 프로그램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구직 의욕을 높이고 사회 진출을 돕는다. 구는 청년이룸과 함께 지난해 5주 과정과 5개월 과정을 운영해 133명이 수료하고 3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구로청년창업지원센터와 청년창업지원은 민선 8기 문헌일 구청장의 대표 공약이다. 성제학 구로구 일자리지원과 청년지원팀 주무관은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과 청년 창업가가 마음껏 도전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구로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금은 창업자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다소 부족한데, 앞으로 더 많은 창업 공간을 확보해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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