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1만원인데 한국산은 4000원…마른김, 세계 시장서 저평가 왜?

강현석 기자 2024. 1. 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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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등급 없어 일본·중국산보다 낮게 거래
최대 산지 전남, 첫 ‘등급제’ 도입
전남에서 생산된 마른김. 경향신문 자료사진.

바다에서 양식한 김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말려 1차 가공한 마른김의 생산지는 한·중·일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품질은 한국산 마른김이 가장 좋지만 국제시장에서 가장 낮은 값을 받는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마른김 1속(100장) 가격은 일본산이 1만원, 중국산 6000원, 한국산은 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등급제를 시행해 좋은 품질의 김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반면 한국에는 등급제가 없는 탓이다.

이에 국내 최대 김 생산지인 전남이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마른김 등급제’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국제 마른김 거래소’ 설립도 추진한다.

전남도는 이날 “전남산 김의 품질 향상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흥에서 ‘마른김 품질관리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흥군수협에 59억원을 들여 김 검사장을 만들었다. 1차 가공된 마른김에 대해 검사원이 색과 형태·향미·단백질 함량·파지 혼입·이물질 혼합 등의 정도를 파악해 4개로 나뉜 등급을 매긴다.

등급제는 고흥을 시작으로 김이 생산이 많은 완도와 진도 등 다른 수협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전남의 김 생산량은 전국의 55만t(2022년 기준) 중 77%인 42만5000t을 차지하고 있다. 김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에서 잘 자라는데 전남의 서·남해안이 최적의 조건을 갖춘 덕이다.

전남도는 한국의 양식 김은 품질이 우수하지만 10여 단계로 구분하는 등급제를 통해 품질을 관리하는 일본·중국과 달리 한국산은 이 같은 기준이 없어 국제 거래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등급제를 도입되면 생산과 가공 단계에서 품질이 높아져 전남산도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26년까지 목포 대양산단에 ‘국제 마른김 거래소’를 열 계획이다.

김은 국내 수산물 수출 1위 품목으로 지난해 잠정 김 수출액 7억9100만달러(1조593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첫 1조원을 넘었다. 2010년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넘긴 이후 13년 만에 7배 성장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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