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부각된 트렌드로 본 미래 테크 산업 전망은? [삼정KPMG CFO Lounge]
삼정KPMG 경제연구원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ICT 융합 전시회 CES 2024(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는 150여 국가,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며 41개 기술군의 다양한 혁신 제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역대 최다인 772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개최된 이번 CES 2024의 테마를 ‘D.R.A.G.O.N’(드래곤)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했다.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 로보틱스(Robotics), 자동차(Automobile), 생성형 AI(Generative AI),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넷제로(Net-zero)의 앞글자를 땄다.
먼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맞춤형 케어 제품이 다수 출시됐다. 국내 기업 인바디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재를 넘어 미래의 체성분 변화를 알리는 인바디 솔루션을 출품하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을 보였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소비자 일상 생활에 확대되는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 LG전자는 호텔과 리테일 매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제품을 시연했고,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팔 기반의 자원 재활용 솔루션을 공개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참가 기업 중 자동차 관련 기업이 5곳 중 1곳에 이르는 등 ‘글로벌 오토쇼’로 불리는 만큼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이 전시됐다. 현대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은 CES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첫 공개하고,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빅테크 기업들은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글은 차량 AI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차량과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통합제어 시스템을 시연했다. 아마존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차량 및 운행과 관련 복잡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차량 AI 비서 모델을 내놨다.
생성형 AI 기술을 입힌 다양한 플랫폼 및 솔루션이 소개됐다. 삼성SDS는 회사 내 업무 편의를 제공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인 '브리티 코파일럿'과 ‘패브릭스'를 공개했으며, 구글은 생성형 AI 기술을 구글 워크스페이스(Workspace), 구글 메시지(Messages) 등과 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 등을 중심으로 한 핵심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내놓았으며, 그 외 다양한 디바이스에 AI를 적용해 보다 다채로운 산업과 일상 속에 AI가 자연스럽게 활용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노력이 CES 현장 곳곳에서 포착됐다. 특히 이번 CES에서 SK그룹은 넷제로(Net Zero)에 초점을 맞춰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 등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탄소감축 기술과 사업을 소개했다. SK 전시관에서는 수소연료전지 기차 체험을 마련했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실행을 위한 기업의 전략이 고도화되는 모습이 CES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외에 CES 2024에서 강조된 혁신 제품·기술을 ▲AI ▲로봇 ▲모빌리티 ▲스마트홈 ▲메타버스·Web 3.0 ▲디지털 헬스케어 ▲ESG ▲푸드테크(Food Tech) ▲스페이스 테크(Space Tech) ▲스타트업 등 10대 트렌드로 분류했다.
최근 5년간 CES 트렌드 변화와 함께 미래 테크(Tech) 산업을 전망하면 크게 세 가지의 시사점이 있다. 첫째, AI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기업의 전략 실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CES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CES인 만큼,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가 CES의 전면에 부각됐다. AI를 둘러싼 비즈니스 모델이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며, AI를 산업 현장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접목해 일상 속 어디든지 있는 ‘공기 같은 AI’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가 필요로 할 때 AI가 자연스럽게 스스로 알아서 일을 처리해주는 기술인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를 사업에 활용,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둘째, 모빌리티와 첨단 기술의 하이브리드가 고도화되고, 완성차 업체와 빅테크, 타 산업 간의 협업(co-work)이 긴밀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는 지상을 넘어 항공까지 이르는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이 전격 공개됐다. 완성차 기업과 자동차 관련 기업들, 빅테크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협업 모델이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인간을 둘러싼 ESG와 지속가능성의 부상은 몇 년 전부터 CES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더욱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고령화 사회 속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의료, 수요자 중심, 예방 중심, 홈케어 등의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넷제로 실현을 위한 그린테크 부상과 더불어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인에이블러(Enabler)로서의 기술의 역할이 더욱 부상할 것이다. AI와 같은 혁신 기술의 윤리적 활용에 대한 방향성이 지속적으로 고민되며, 혁신 기술 활용 기준과 방침이 앞으로 더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CES의 내용을 살펴보는 의미는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의 산업 지형도 변화를 조망하고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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