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적자 탈출 삼성 D램 흑자…반도체 암흑기 끝 보인다(종합)
삼성도 D램 흑자 추정…AI발 DDR5·HBM 끌고 감산 밀었다
"회복 늦는 낸드, 온디바이스AI 시대 본격화하면 살아날 것"
"고부가 선단 제품 중심 회복 이어질 것…레거시 증산 아직"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드디어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예상을 깨고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을 알렸다. 수익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메모리가 앞에서 끌고 감산으로 가격 상승효과를 보는 레거시(구형) 메모리가 뒤에서 밀었다. 삼성전자(005930)도 D램 사업에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해 반도체 산업은 회복기를 넘어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5일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를 벗어나 3460억원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차세대 선단 D램 생산에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DDR5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는 5배 각각 증가했다. 업황 회복이 늦어지는 낸드플래시는 투자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낸드는 적자를 봤을 것이고 DDR5와 HBM 이익이 컸다”고 분석했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D램 사업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투자증권과 IBK증권은 영업이익 규모로 각각 7920억원, 1조2680억원을 예상했다. 흥국증권은 1조5000억원까지 봤다.
D램 업황만큼은 회복이 확실한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 세계 기술 트렌드가 AI로 모이면서 주요 클라우드서비스(CSP) 업체들의 AI 서버 투자에 속도가 붙는 등 AI로 인한 수혜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AI향 메모리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기 때문에 일반 D램보다 가격이 비싸고 수익성이 높다.
감산으로 메모리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 인상 전 재고를 축적하려는 고객사들의 수요가 나타나 레거시 제품 가격이 오르는 점 역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PC향 범용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말 전월 대비 6.45% 올랐다.
낸드플래시도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3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시장은 올해 경기 훈풍 기대감이 높다. 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살아난다면 전자기기 판매가 늘어날 수 있고, 덩달아 낸드플래시 수요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온디바이스(기기탑재형) AI 제품인 AI 스마트폰과 AI PC 등 수요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온디바이스 AI 기기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고용량 저장장치를 필요로 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감산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소비도 나아지면서 반도체 업황이 점차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아직은 수익성 좋은 HBM의 효과가 크지만 세계 경기에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전자업종의 전반적인 회복을 점칠 수 있다”며 “온디바이스 AI 수요까지 겹치면 낸드플래시도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업황의 회복에 맞춰 줄여온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감산 축소는 아직은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업황 회복이 일부 선단 제품 위주인 만큼 전체적인 경기를 따라 생산량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부원장은 “지금 레거시 제품의 증산을 늘리면 단기적으로 재고가 또 늘어날 수 있다”며 “굳이 그런 모험을 하기보다는 선단 제품 중심의 매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고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해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며 “물량 기반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보다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과 수익성 확대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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