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통령실 앞 규탄집회···“‘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투쟁할 것”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할 목적으로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하면 어떠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범대위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 앞에서 ‘제1차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졸속추진 강력 규탄 집회’를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범대위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졸속 추진을 철회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의료계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하고 정부가 강행할 경우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전국 14만 의사들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강력히 저항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범대위는 한국의 기대수명과 1인당 연간 진료횟수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인 지표들을 들어 의사 수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 겸 범대위 위원장은 “의협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우리나라가 처한 보건의료체계 현실에는 눈을 감는 정부의 독단적인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논의 없는 의대 정원 증원 졸속 추진이 저지되는 그 순간까지 범대위와 의협 집행부는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14만 회원들과 함께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막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겨냥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만약 의료계 파업 사태로 국민 피해자가 나오면 그 책임은 바로 이 앞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을 대통령은 명심하고 이런 엉터리 조언을 하는 사람들을 쳐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협 각 시·도 의사회장 등 범대위 40명가량이 참석했다. 범대위는 ‘정부의 근거 없는 의대 증원 정책’을 형상화했다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두고 범대위를 중심으로 한 ‘투쟁’과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에는 반대하지만, 정부가 증원 정책과 함께 마련하고 있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논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특례법 등을 관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의협이 협상의 창구로 삼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정부와 의협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정부는 “수요조사에서 각 의과대학의 투자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며 의협에 적정 증원 규모에 대한 답을 달라고 한 번 더 요구했다. 의협은 “지금까지 의학교육 질 제고를 위해 여러 의견을 냈는데도 반영되지 않아 (정부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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