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연기에 왈칵, 댕댕이에 심쿵…따뜻한 '도그데이즈' [시네마 프리뷰]

장아름 기자 2024. 1.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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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7일 개봉 영화 '도그데이즈' 리뷰
도그데이즈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영화의 주요 장면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노년층과 MZ세대, 동물애호가와 비애호가, 핏줄로 이어지지 않은 부모와 딸, 전 남자친구와 현 남자친구. 과연 가까워질 수 있을까.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민서(윤여정 분)는 세계적 건축가이지만 아들에게 폐 끼치고 살고 싶지 않은 어머니로, 반려견 완다와 외롭게 살아간다.

민서는 여느 때처럼 동물병원을 다녀오다 길에서 쓰러진다. 이때 배달로 인연이 있던 MZ 라이더 진우(탕준상 분)가 나타나 도움을 주지만, 미처 완다를 챙기지 못하고 놓치고 만다.

싱글남 민상(유해진 분)은 개를 싫어하는 건물주이지만, 자신의 건물 1층에 세를 든 동물병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물병원 원장 진영(김서형 분)과는 개똥 문제로 다투는 게 다반사다.

작곡가 선용(정성화 분)과 정아(김윤진 분) 부부는 딸 지유(윤채나 분)를 입양해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했지만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한다. 밥도 좀처럼 잘 먹지 못하고 조용한 지유가 걱정이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한다.

밴드 리더 현(이현우 분)은 여자친구 수정(김고은 분)의 반려견 스팅을 돌보게 돼 곤란해한다. 그러다 수정의 전 남자친구라는 다니엘(다니엘 헤니 분)이 찾아와 스팅과 남다른 유대감을 자랑하고, 능숙한 솜씨로 스팅을 돌보는 모습에 질투심을 느낀다.

도그데이즈 포스터

'도그데이즈'는 민서와 진우, 민상과 진영, 선용과 정아 지유, 현과 다니엘의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들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얽히는 전개를 보여준다. 각 인물들의 인연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것은 이들 곁에 있는 반려견들이다. 좀처럼 좁히기 어려워보이는 관계에 놓인 인물들이 가까워져 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각 인물들은 사연마다 캐릭터도, 재미도 다르다. 영화 '미나리'로 세계적 배우가 된 윤여정은 MZ세대에 '꼰대'처럼 비쳐지기도 하는 까칠한 어른으로 등장한다. 그가 완다를 통해 MZ라이더 진우와 가까워져 가는 과정에서의 티키타카가 웃음을 준다. 살기 더욱 팍팍해진 젊은 세대에 먼저 손을 내미는 어른, 서로 다른 세대의 두 사람이 마음을 열고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김덕민 감독이 "이런 좋은 어른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이런 좋은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역할"이라 했을 만큼, 윤여정이 연기한 민서의 대사가 마음을 울린다. 연기에 힘을 준 장면이 아님에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민상, 진영의 로맨틱 코미디는 영화의 가장 큰 재미를 차지한다. 민상과 진영은 앙숙이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며 가까워진다. 'SKY캐슬' '아무도 모른다' '마인' '종이달' 등 다소 미스터리하고 어두웠던 캐릭터로 익숙한 김서형은 다정하고 마음 따뜻한 수의사로,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돋보인다. 지난해 '달짝지근해: 7510'으로 본격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인 유해진은 특유의 유머로 '도그데이즈'에 활력을 더하는 것은 물론, 반려견 '차장님'과의 케미로도 웃음을 책임진다.

선용과 정아 지유의 에피소드에서는 어린 아이의 순수한 매력이 묻어나는 아역배우 윤채나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현과 다니엘의 에피소드에서도 이현우와 다니엘 헤니의 브로맨스가 훈훈함을 더한다.

배우들의 열연만큼이나 영화를 사랑스럽게 만든 이들은 반려견들이다. 완다와 스팅, 차장님 등 견공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주요 장면마다 치명적인 귀여움, 사랑스러운 매력과 배우들 못지 않은 깊은 눈빛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배우들과의 교감으로 완성한 장면들도 미소짓게 만든다.

다만 극 말미 캠페인처럼 마무리되는 장면들이 '관계'와 '성장'을 다루고 싶었다는 감독의 방향과는 언뜻 맞지 않는다는 인상도 준다. 분명 따뜻한 엔딩이지만 '입양'과 관련한 메시지가 매우 직접적이라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도그데이즈'의 가장 큰 미덕은 남녀노소 가족 단위로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잔잔한 감동에 큰 웃음까지 설 연휴 극장가에서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작품이다. 멀티캐스팅으로 옴니버스 형식의 구성을 적절하게 살려낸 이야기와 재미가 풍성하다. 꼭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이 아니더라도 잊고 있던 관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극장을 나설 수 있다.

제작은 '해운대' '국제시장' '하모니' '공조' 시리즈, '영웅' 등 다수 흥행작을 남긴 JK필름이 맡았다.'도그데이즈'에서 볼 수 있는 '영웅' 얼굴들의 등장도 반갑다. 오는 2월7일 개봉.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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