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도 부족, 신청 학생도 없어요"…학교·학부모도 불안한 늘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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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울산의 한 초등생을 둔 학부모는 취재진에게 초등 늘봄학교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 교육부가 늘봄학교 등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학교 현장과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산 늘봄학교 시범학교의 한 초등교사는 "현재도 유휴공간이 부족해 대부분의 교실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늘봄학교마저 운영된다면 교내 정규 교육과정은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는 정규교육 과정 운영 부실, 공교육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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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엔 121개교 중 6개교만 시범 운영
학교별 유휴 공간 달라 늘봄 운영 '천차만별'
"부모들의 근무환경 개선 우선돼야"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초등 1학년 아이를 저녁 8시까지 학교에 붙잡아 두는 것 보다 일하는 부모를 일찍 집에 보내주는 게 현실적으로 더 낫지 않나요?"
25일 울산의 한 초등생을 둔 학부모는 취재진에게 초등 늘봄학교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 교육부가 늘봄학교 등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학교 현장과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늘봄학교 운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추진 초기부터 제기된 돌봄 운영시간의 효율성, 돌봄의 질, 인력 수급 문제, 공간 부족, 교사와의 업무 분담 문제 등 현실적인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시교육청이 지난해 하반기 지역 전체 초등학교 121개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신청을 받은 결과 6곳만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시교육청은 3월부터 1년간 시범학교도 운영해 울산형 늘봄학교 모델을 발굴한 뒤 오는 2025년 전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 현장 교사들은 늘봄학교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현장 교사들은 전용 공간 확보와 전문 인력 준비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울산 늘봄학교 시범학교의 한 초등교사는 “현재도 유휴공간이 부족해 대부분의 교실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늘봄학교마저 운영된다면 교내 정규 교육과정은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는 정규교육 과정 운영 부실, 공교육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는 “늘봄학교,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소리다”라며 “그러나 현장에서는 벌써 돌봄전담사와 교원 사이에서 ‘늘봄학교’의 업무 분장에 대해 잡음이 많고, 갈등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육아 부담을 덜었다는 측면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찬성의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반발하는 학부모들도 상당수다.
중구에 사는 맞벌이 가정의 한 학부모는 “맞벌이 가정에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현재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들여다 보면 늘봄학교라고 다를까 싶다”며 “일부 학교의 돌봄교실은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는 수준이다. 아이를 오랜시간 학교에 붙들어 둘게 아니라 부모의 근무환경 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교원 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시교육청은 ‘17개 시도가 하는데 울산만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말만 되풀이 하지 말고, 이제라도 교육주체들의 지혜를 모아 현실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돌봄정책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늘봄학교 현장 안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 계획 발표에 따라 지역 현장에 맞는 지원 및 안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음달 내로 새로운 울산형 늘봄학교 추진 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24일 발표한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에 따르면 늘봄학교는 올해 1학기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2000개교 이상 학교에 확대하고 2학기에 모든 학교에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전국에 6175개교였다.
늘봄학교는 기존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교'를 통합해 정규 수업 전후 학교에서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국 확대 도입 첫 해인 올해는 초등 1학년부터 희망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내년에는 초등 1~2학년, 2026년엔 모든 초등학생에게서 '늘봄 대기'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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