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기적 일군 팔레스타인 선수들이 새긴 숫자 ‘110’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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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화 속에 아시안컵에 출전한 팔레스타인이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선수들 팔뚝 위에 새겨진 특별한 숫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선수들은 팔뚝에 가자전쟁 발발 110일째를 뜻하는 '110'을 새기고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려 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1승이라도 거둬 참혹한 전쟁으로 황폐해진 자국민들의 마음을 달래겠다는 각오를 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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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화 속에 아시안컵에 출전한 팔레스타인이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선수들 팔뚝 위에 새겨진 특별한 숫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선수들은 팔뚝에 가자전쟁 발발 110일째를 뜻하는 ‘110’을 새기고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려 했다.
팔레스타인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시(C)조 홍콩과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덕분에 팔레스타인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16강에 올랐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2015년 오스트레일리아 대회 때부터 3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본선에서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1승이라도 거둬 참혹한 전쟁으로 황폐해진 자국민들의 마음을 달래겠다는 각오를 다져 왔다. 미드필더인 우다이 카룹은 지난 12일 영국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축구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살고 싶다는 것이다”라며 “조별 예선을 통과해 그들에게 행복을 주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16강 진출을 이뤄낸 선수들은 승리를 확정 지은 뒤 눈물을 쏟아냈다.
경기가 열린 날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발발한 가자전쟁이 110일째를 맞는 날이었다. 카룹을 비롯한 몇몇 선수는 팔뚝 안쪽에 붉은색으로 적은 숫자 ‘110’을 가리키며 울먹였다. 공격수 마흐무드 와디, 수비수 무함마드 살리흐 등도 일제히 팔뚝 위 숫자를 관중 을 향해 내보였다.
숫자 110을 가리키며 눈물지은 선수들도 전쟁으로 소중한 이를 잃은 아픔을 겪었다. 마흐무드 와디는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조별리그 이란과 경기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하던 지난 13일(현지시각)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바로 30분 전 내 사촌이 죽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너무 어렵다”며 울먹이면서 “전쟁의 한가운데서 우리의 가족, 그리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기쁘게 할 무언가를 위해 이번 대회 승리가 절실한 만큼 당장은 대회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자 지구 출신인 무함마드 살리흐는 지난 일주일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경기를 뛴 것으로 알려졌다. 살리흐는 심판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자마자 무릎을 꿇고 경기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살리흐는 “나는 가자의 아들이다. 며칠 전 (이스라엘이) 내 삼촌의 집을 폭파했고 사촌들이 모두 다쳤다. 그들은 내 친구의 집과 어머니의 집 등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다행히도 남쪽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신이 그들을 구원하고 품 안에 보듬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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