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5년 107억 비FA 다년계약 잭팟! 보장 역대 2위, 이제 수원의 심장으로 남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고영표(33‧kt)가 비FA 다년 계약 잭팟으로 그간의 공헌도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kt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임은 물론, 투수 계약으로도 KBO리그에 남긴 족적이 적지 않다. kt는 고영표라는 안정적인 투수를 지랫대 삼아 향후 전력을 구상할 수 있는 효과를 얻었고, 고영표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가는 길과 더불어 안정적인 미래를 손에 넣었다.
kt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영표와 5년 비FA 다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kt는 ‘25일(목) 투수 고영표와 5년 총액 107억 원(보장액 95억 원, 옵션 12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형 계약치고는 보장액 비중이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이로써 고영표는 2028년까지 kt와 함께하는 계약에 사인했다.
kt와 고영표 연장 계약 논의는 지난해 구상부터 시작해 시즌 뒤 비교적 꾸준하게 아이디어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서는 kt가 팀의 부동의 마무리인 김재윤 잔류전에서 예상보다 힘을 들이지 않고 철수하자 고영표 다년 계약이 정설처럼 나돌기도 했다. 팀 샐러리캡과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두 선수를 모두 잡기는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느 포지션이 더 대체가 어려울지를 고민했고, 박영현이라는 차세대 마무리가 있는 포지션보다는 선발 쪽인 고영표에 올인했다는 추측도 유력하게 돌았다.
이에 최근에는 5년 계약, 그리고 100억 원대 규모를 골자로 한 다년 계약이 합의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며 최종적인 계약 규모에 큰 관심이 몰렸다. kt는 23일 다년 계약 협상을 인정하면서 세부적인 인센티브 비율 조정, 그리고 신체 검사 등 마지막 단계만 남긴 상태라고 전하며 협상 완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날 초액 107억 원 계약이 공식 발표되면서 이제 고영표의 거취가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kt는 고영표에 대해 ‘화순고-동국대를 졸업한 고영표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창단 멤버 고영표는 통산 7시즌 동안 231경기에 등판해 55승50패, 7홀드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따냈고, 이 기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15.87,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63회를 기록하는 등 각 부문 1위에 오르며,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영표는 구단 역대 최다 경기 선발 등판(127경기), 최다승(55승), 최다 이닝(920⅔이닝), 최다 완봉승(4회) 등 각종 부문에서 구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투수이다. 이에 KT는 고영표와 구단 최초로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kt의 종전 최대 규모 계약은 2018년 시즌을 앞두고 3루수 황재균과 한 4년 총액 88억 원이었다. 고영표의 이번 계약은 황재균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100억 단위 규모 계약이다.
나도현 kt wiz 단장은 “고영표는 구단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투수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선수다. 실력은 물론이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이기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앞으로도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계약을 한 뒤 고영표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KT 창단 맴버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팀이 우승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5년 총액 107억 원… kt는 왜 고영표에게 거액을 베팅했나
kt의 설명대로 고영표는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2024년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시장도 이미 검증된 투수인 고영표의 거취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FA 시장에 나오면 영입하기 위해 달려들 팀이 제법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사실 FA 시장에 나가면 원 소속팀 우선 협상 기간이 없기에 어느 팀으로 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영표가 kt에 대한 애착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팀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kt가 잔류를 장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돈 싸움도 문제였다. 그래서 kt는 고영표와 일찌감치 접촉해 눌러 앉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금은 타 팀이 접근할 수 없는, kt의 사실상 우선 협상 기간이었다.
일단 5년 총액 107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할 수 있었던 확신은 기량에서 나왔다. 고영표는 제대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선수에서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제대해 2021년 큰 기대 속에 팀 선발진에 합류한 고영표는 2021년 시즌 26경기에서 166⅔이닝을 던지며 11승6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이 시점부터 kt의 토종 에이스, 그리고 국가대표팀급 선수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2022년에도 28경기에서 182⅓이닝을 소화하며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활약했다. 182⅓이닝은 개인 최다 이닝이었고, 개인 최다승도 수확하며 전성기가 열렸음을 알렸다. 지난해에도 28경기에서 174⅔이닝을 소화하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로 맹활약했다. 지난 3년간 kt 선발진은 물론, 리그 전체를 따져도 고영표만한 활약을 한 선발 투수가 별로 없었다.
실제 고영표는 최근 3년간 82경기에 나가 523⅔이닝을 던지며 36승21패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다. 3년 규정이닝을 채운 7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은 키움 안우진(2.48),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2.88)에 이어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특히 고영표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는 압도적이었다. 고영표는 이 기간 총 6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리그 1위에 올랐다. 2위는 뷰캐넌(삼성)의 62회, 3위는 케이시 켈리(LG)의 54회, 4위는 안우진(키움)의 48회, 5위는 박세웅(롯데)이 기록한 47회였다.
퀄리티스타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기준, 사실상 선발이 한 경기를 다 책임졌다고 봐도 무방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서도 고영표는 경쟁자들과 격차를 더 더 벌렸다. 고영표는 제대 후인 최근 3년간 총 40차례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기록했다. 2위는 뷰캐넌의 26회, 공동 3위는 원태인(삼성)과 안우진의 25회였는데 격차가 꽤 컸다. 단순히 6이닝에 만족하는 투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영표가 올해 33세고, 5년 계약을 주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오랜 기간 고영표를 본 kt는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사이드암이나 잠수함 투수는 수명이 짧고, 선발로 롱런하기 어렵다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고영표의 몸이 멀쩡하다는 것을 이미 오랜 기간 지켜본 kt였다.
실제 고영표는 최근 몇 년간 몸에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다. 충분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체력이 다소 떨어져 쉰 기간은 있었지만, 몸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시작된 긴 시즌의 후유증 정도로 생각했다. kt도 꼼꼼하게 신체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영표의 신체 조직이나 유연성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투구 스타일이나 메커니즘이 워낙 부드러워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스타일이고, 이 때문에 30대 중반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있었다. 실제 고영표는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시속 130㎞대 중반의 공 치고는 차고 들어오는 힘이 굉장히 좋다는 평가는 있지만, 삼진보다는 맞혀 잡는 피칭도 할 줄 아는 투수이기도 하다. 실제 고영표의 2021년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7.02개, 2022년은 7.7개, 2023년은 5.87개로 특별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투구 수를 절약하는 피칭에 삼진을 잡아야 할 때는 과감하게 들어가는 두뇌 피칭을 해 타자들로서는 까다로운 투수로 손꼽혔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가 많은 건 뛰어난 제구력과 커맨드와 연관이 있다. 빠르게 승부에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빗맞은 타구를 많이 양산하면서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스타일이다. 타자들이 말려들면 7이닝을 쉽게 잡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고영표는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1.45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2022년은 1.14개, 지난해는 0.98개로 극강의 커맨드 피칭을 선보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구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이런 제구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kt가 과감하게 5년 107억 원의 베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고영표 또한 이런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또 그 장점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 위해 스타일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스스로 구축하며 롱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고영표는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유연성 중심으로 훈련의 과제를 서서히 옮겨가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고영표의 장점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kt 또한 인정하고 있다.
고영표는 지난 8월 당시 이 과제에 대해 “선수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 있다. 2~3년 정도 해보니까 고관절 쪽의 가동성에 피로도가 쌓이고 (회전 범위가) 좁아지면 힘 전달이 잘 되지 않더라. 이런 것들이 나한테 걸림돌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관절 범위를 조금 더 유지하는 게 투수로서 롱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트레이닝파트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나도 따라했더니 이제 퍼포먼스가 나오더라. 나이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가겠다”고 달라진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kt가 주목한 대목이기도 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는 점에서도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 고영표는 팀 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 중 하나다. 성품이 침착하고, 후배들이 잘 따르는 스타일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누구보다 성실한 훈련 자세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kt의 사실상 창단 멤버에 가까운 선수로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장점도 있다. 구단에 대한 로열티도 뛰어나고, 구단도 그런 고영표의 성품을 오랜 기간 봐왔다. 이런 장점들이 결국은 확신에 찬 비FA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 자기 관리와 꾸준함의 상징, 107억으로 인정 받았다
화순고와 동국대를 졸업한 고영표는 2014년 kt의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큰 기대와 함께 비교적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했다. 당시 kt는 창단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팀이었다. 황무지 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선발 투수가 필요했고, 고영표는 당시 kt가 지명할 수 있는 가장 즉시전력감의 선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발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는 다소간 시간이 걸렸으나 2017년부터는 선발로서 가능성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언더핸드, 사이드암 선발 투수들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서 등장한 고영표라 그 성공 여부를 놓고 더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17년 25경기에 나가 141⅔이닝을 던지며 8승12패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커졌고, 2018년 25경기를 던진 뒤 군 복무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복무 기간 중 성실하게 훈련해 몸을 만들고 돌아온 고영표는 더 좋은 제구력, 더 좋은 구위, 그리고 더 성숙해진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공인됐다. 2021년 26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2021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22년에도 28경기에서 182⅓이닝을 던지며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한 고영표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런 고영표의 계약은 역대 투수 계약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역대 투수 최고 계약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SSG와 김광현이 맺은 4년 총액 151억 원의 계약이다. 김광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을 마친 뒤 거취를 고민하고 있었던 때, SSG가 손을 내밀었다. 다만 포스팅 진출이라 한국에 오면 FA 자격까지 4년을 더 뛰어야 했다. SSG는 김광현에 대한 예우로 4년 비FA 다년 계약을 해줬고, 여기에 당시 KBO리그 최고액이었던 나성범(KIA)의 6년 150억 원을 1억 원 더 추월하는 계약으로 에이스의 자존심을 살렸다. FA 신분은 아니라 계약금을 받을 수는 없었던 김광현은 당시 연봉 총액 131억 원, 인센티브 20억 원에 계약했다.
2위는 구창모가 NC와 맺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7년 기준 최대 132억 원의 계약이다. 구창모의 계약은 FA 자격 취득 시점 등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계약이라 사실 정확한 금액을 산출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현시점에서 2024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은 얻지 못하기 때문에 2023년부터 계약 기간 6+1년에 보장 연봉 88억 원, 인센티브와 7년차 계약 실행을 포함해 최대 132억 원을 준다. 2023년부터 2029년까지 6+1년이며, 6년간 보장 88억 원에 인센티브 및 7년 차 계약이 다 실행되면 총액 132억 원 규모다. 인센티브는 추후 논의해야 할 부분이 있어 일단은 6년 보장 88억 원만 확정된 상태다.
3위는 양현종이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한 4년 총액 103억 원 계약이다. 김광현과 달리 양현종은 완전한 FA 자격을 얻은 뒤 미국에 갔고, 돌아올 때는 FA 계약으로 어느 팀과도 협상할 수 있었다. 양현종은 원 소속팀 KIA와 협상을 벌인 끝에 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5억 원, 인센티브 총액 48억 원에 계약했다. 보장된 금액은 4년 55억 원 수준이었다.
고영표는 107억 원 대형 계약임에도 보장 비율이 굉장히 높은 축에 속한다. 107억 원 중 95억 원이 보장이다. 비율로 따지면 88.8% 수준이다. 보장 금액으로 따지면 김광현에 이어 투수 역대 2위에 해당한다. kt는 팀 샐러리캡 상황에 맞춰 이 연봉을 매년 조절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팀에 여유가 있는 해는 고영표의 연봉을 늘리고, 그 반대의 경우는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 고영표-소형준 쌍두마차, 여기에 엄상백까지 잡으면…
고영표의 잔류는 kt의 미래 구상을 편하게 한다. 팀 장기 구상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선발진이다. 선발진의 계산이 서지 않으면 팀이 상황마다 흔들리게 되어 있다. 일단 kt는 고영표를 잡으면서 이 부분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역시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론하고 있는 소형준과 더불어 선발 두 자리가 굳건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나이 차이를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에이스 세대교체도 기대할 수 있다.
소형준은 지난해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장기 재활 중이다. 올해 중반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비록 수술 때문에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소형준은 확실한 카드 중 하나다. 어린 나이에도 이미 국가대표팀 선수로까지 성장했다. 고영표가 5년간 든든하게 무게를 잡고, 소형준이 뒤를 받친다면 토종 원투펀치는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 될 수 있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건 또 하나의 예비 FA인 엄상백이다. kt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고영표와 엄상백이라는 두 명의 선발 자원들이 모두 시장에 나갈 판이었다. 이런 리스크를 대비하고자 일단 더 큰 물고기인 고영표를 잡아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도 읽힌다. 고영표에게 5년 총액 107억 원을 투자했으니, 엄상백에 제안할 금액도 관심사다. 혹은 엄상백에 남겨둔 돈이 얼마일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엄상백은 고영표만한 경력은 없지만 그래도 5년이 젊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2년에는 33경기에서 140⅓이닝을 던지며 11승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팀의 희망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20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반등 여지가 있는 선수로 뽑힌다. 고영표와는 다소 다른 스타일의 선수다.
만약 엄상백까지 kt가 손에 넣을 경우 고영표-소형준-엄상백으로 이어지는 강력하고도 미래 지향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kt가 기대를 걸고 있는 선발 유망주들과 자연스럽게 바턴 터치가 되면 팀의 10년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투자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인 이미지가 있었던 kt지만, 고영표 계약에서는 “써야 할 곳에는 쓴다”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실제 이번 고영표 다년 계약에도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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