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재벌家"…'동맹' 키우는 금호석유·고려아연·OCI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김익환 2024. 1. 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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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1월 24일 17: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 고려아연 OCI 등 기업들이 '백기사(우호주주)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HMG글로벌(지분 5.0%)과 한화H2(5.0%), LG화학(2.0%), 한화임팩트(1.9%), 트라피구라(1.6%), ㈜한화(1.2%), 한국타이어(0.8%), 한국투자증권(0.8%), 조선내화(0.2%) 등이 백기사들이 보유한 고려아연은 18.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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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 포스코인터와 자사주 맞교환
고려아연 최윤범도 한화·현대차와 동맹
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와 지분 맞교환
이 기사는 01월 24일 17: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 / 사진=임대철 기자

금호석유화학 고려아연 OCI 등 기업들이 '백기사(우호주주)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보유한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상대방 자사주와 맞교환하는 형태로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금융당국의 자사주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 같은 백기사 확보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사주를 상호 맞교환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주 맞교환 규모와 시점, 내용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석유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금호석유와 포스코인터의 자사주 교환 작업은 2차전지 소재인 탄소나노튜브 합작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교환 등 여러 수단을 고민 중이다 

금호석유의 자사주는 18.6%(601만5067주)에 달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6767억원에 이른다. 포스코인터의 자사주는 3.4%(576만9021주)로 2875억원에 이른다.

고려아연도 2022년부터 백기사 모집에 몰두했다. 이 회사 지배력을 둘러싸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보유 지분 15.4%)와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32.1%)의 지분 경쟁이 시작된 이후부터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를 처분하는 형태로 백기사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백기사들을 규합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HMG글로벌(지분 5.0%)과 한화H2(5.0%), LG화학(2.0%), 한화임팩트(1.9%), 트라피구라(1.6%), ㈜한화(1.2%), 한국타이어(0.8%), 한국투자증권(0.8%), 조선내화(0.2%) 등이 백기사들이 보유한 고려아연은 18.5%에 달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2차전지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함께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 측이 지분 모으기에 나서자 장형진 회장 측도 매입 전에 가세했다. 장 회장 일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씨케이, 테라닉스, 코리아써키트, 에이치씨 등을 활용해 지분을 사 모으고 있다.

고려아연 등이 소속된 영풍그룹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웠다.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계열사는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회장 등이 맡고 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병희 창업주의 차남인 장 회장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담당한다. 두 가문은 신사업과 유상증자를 놓고 갈등을 빚은 이후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도 자사주를 교환하면서 서로의 백기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OCI홀딩스는 지분 27%를 7703억원을 들여 취득하고,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인수한다. 이 같은 자사주 교환으로 그룹 간 통합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각 그룹 지배주주가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자사주를 맞교환해 상대방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자사주 교환·매각을 통한 백기사 확보전의 유인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 움직임 우려가 적잖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카드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업들은 보유한 자사주의 장부가치만큼 자기자본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 자산 가치를 갉아 먹는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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