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명 방화살인’ 교토 애니메이션 사건 피고에 사형 판결
36명이 사망하고 32명이 중경상을 입어 일본 최악의 방화사건이라 불리는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살인 사건’의 범인 아오바 신지(45)에게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을 심리한 교토지방재판소는 2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아오바의 책임 능력을 인정하고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피고의 변호인 측은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감형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피고가 사건 당시 이같은 상태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의 유죄를 인정했다.
아오바는 2019년 7월18일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교토 애니메이션’의 교토시 후시미구 소재 스튜디오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스튜디오는 전소됐으며, 안에 있던 직원 70명 중 36명이 숨지고 본인을 포함해 3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헤이세이 시대 이래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형사사건으로 기록됐다. 범인인 아오바는 사건 당시 입은 화상으로 약 10개월간 치료를 받았으며, 사건 1년 5개월 뒤에야 기소됐다.
변호인 측은 피고가 사건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 망상에 따른 정서 장애가 있었으며, 선악을 구별하거나 행동을 제어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오바는 사건의 동기와 관련해 “(내) 소설 작품 아이디어를 교토 애니메이션 측이 도용했다”며 진위가 확실치 않은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자신이 ‘어둠의 인물’에 의해 감시되고 있으며, 교토 애니메이션 측이 그 어둠의 인물과 함께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검찰 측은 아오바의 망상이 사건에 끼친 영향이 크지 않고, 사건 당시 그가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책임 능력이 있다고 강조햇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건이 일본 형사재판 사상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사건임을 강조하며 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아오바는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유족들이 극형을 요구한 점에 대해서는 “말씀하신대로다. (죽음에)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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