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칸 유니스 UN구호시설 공격에 9명 사망”...美 이례적 비판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투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유엔 피란민 시설을 탱크로 공격해 최소 9명이 숨졌다고 유엔 측이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자국군은 이번 공격에 책임이 없다면서 하마스의 소행일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가자지구 책임자 토머스 화이트는 24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전차에서 발사된 포탄 2발이 피란민이 머무는 UNRWA 직업교육센터 건물을 타격해 9명이 죽고 7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탄이 직업 훈련 등을 제공하는 교육센터 건물들 가운데 피란민 800여 명이 머물던 곳에 명중했다며 사상자는 더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 교육센터는 전쟁으로 터전을 잃은 3만여 명을 보호하는 곳으로, 유엔 시설로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으며 좌표도 이스라엘 당국과 공유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겨냥해 “다시 한번 전쟁의 기본 규칙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가자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령을 내린 뒤 북부를 중심으로 하마스 소탕전을 벌였다. 이에 가자 남부 구호 시설 등에 피란민이 몰렸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로 전선을 확대해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칸유니스에서 군사 목표물, 전초 기지, 인프라, 지휘 통제 센터를 추적하고 있으며 작전은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전날에는 이스라엘이 칸유니스 최대 의료 기관인 나세르 병원을 탱크로 공격해 수술 병동과 응급실 건물 상층부 등이 부서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위가 강화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위험에 처하고 의료 접근성이 저하됐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피란민 시설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하자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나섰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늘 유엔의 칸유니스 교육센터가 공격받은 것을 개탄한다”며 “민간인은 보호받아야 하고 유엔 시설 보호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사 작전과 관련한) 이런 대화를 계속하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들을 언급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작전과 관련됐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로이터는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지만, (이번처럼) 특정 행동(작전)에 대해 공개 비판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당초 이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진 사실을 인정했다가, 자국군은 유엔 측이 입은 피해에 직접 책임이 없다며 입장을 수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작전 시스템을 조사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UNRWA 교육센터를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피해가) 하마스 측의 발포 때문일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혐의로 제소한 사건에 대한 결정을 26일 내릴 예정이다. 남아공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인명살상 행위는 제네바 협약에 위배된 제노사이드”라고 주장하며 ICJ에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ICJ는 양측 입장을 반영해 심리를 진행했다. 다만 ICJ가 남아공 요청을 받아 공격 중단 명령을 내리더라도 이스라엘에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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