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ML 발칵 뒤집었던 '오타니 탬퍼링 사건'…"LAD는 벌금 낼 각오" 드디어 공개된 비하인드 스토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다저스는 벌금을 물 각오가 돼 있었다"
현재 LA 다저스에서 스페셜 어시스턴스를 맡고 있는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25일(한국시각) 다저스의 라디오 프로그램 '다저 토크'에 출연해 지난 2016년 오타니 쇼헤이를 둘러싼 '탬퍼링 사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곤잘레스는 지난 200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플로리다(現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지명 순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곤잘레스는 '특급유망주'로 평가받았고, 2004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는 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뉴욕 메츠에서 선수로 뛰었다.
곤잘레스는 현역 시절 5번이나 올스타(2008-2011, 2015)로 선정됐고, 네 차례 골드글러브(2008, 2009, 2011, 2014)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두 번의 실버슬러거(2011, 2014), 최다안타(2011년 213안타), 최다 타점(2014년 116타점) 타이틀을 품는 등 15년 커리어 내내 1929경기에 출전해 2050안타 317홈런 1202타점 997득점 타율 0.287 OPS 0.843의 성적을 남긴 레전드. 곤잘레스는 2018년 메츠에서 뛴 이후 현역 유니폼을 벗었고, 현재는 다저스의 스페셜 어시스턴스 역할을 맡고 있다.
곤잘레스는 25일 '다저 토크'에 출연해 8년전 오타니에 대한 '탬퍼링 사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일본의 경우 매년 겨울 또는 봄이 되면 다른 국가와 '국가대항전' 친선경기를 갖는데, 2016년 11월 일본과 멕시코 대표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당시 다저스에 몸담고 있던 곤잘레스도 모국의 대표팀이 일본과 맞대결을 벌인다는 소식에 일본을 방문했는데, 여기서 사건이 벌어졌다.
'이도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오타니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시기. 일본을 방문한 곤잘레스가 오타니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오타니에게 다저스 '굿즈'가 들어있는 패키지를 선물했다. 그저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는 오타니에게 선물을 건넸을 뿐이었지만, 이 일은 대서특필됐다.
이유는 '탬퍼링' 때문이었다. 곤잘레스가 오타니에게 굿즈 패키지를 선물하는 자리에는 다저스 스카우트 3명도 함께 있었던 까닭. 다저스를 제외한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곤잘레스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타니에 대한 빅리그 구단의 접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곤잘레스는 이 사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었다.
곤잘레스는 오타니에 관련된 탬퍼링 사태에 대한 질문에 "그건 재밌는 이야기"라고 말 문을 열며 "당시 오타니가 포스팅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우리 형(에드가 곤잘레스)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뛴 경험이 있었고, 멕시코 대표팀의 수석코치가 됐을 때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를 주선했다. 나도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응원 차원에서 일본을 갔다. 다저스에게도 '다녀오겠다. 오타니도 경기에 나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운을 뗐다.
곤잘레스가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말을 들자 다저스가 움직임을 가져갔다. 오타니와 만남을 통해 선물을 전해달라는 것이었다. 곤잘레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우리가 하는 것은 규칙에 어긋나지만, 선수 개인의 경우에는 뭐든 가져가서 전해줘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나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오타니에게 패키지를 선물, 오타니로부터 답례품으로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선물 교환은 다저스 스카우트의 존재 등으로 인해 '탬퍼링' 사태로 번졌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 일이 문제가 될 경우 벌금형도 각오하고 있었다는 것이 곤잘레스의 설명. 그는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벌금을 물게 됐지만, 애초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당시 다저스가 아닌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게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탬퍼링'에 대한 벌금을 낼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23시즌이 끝난 뒤 10년 7억 달러(약 9347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었기 때문. 곤잘레스는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10년 7억 달러의 계약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놀라지 않았다는 후문.
곤잘레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의 대화에서 그가 얼마나 오타니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오타니의 계약에 놀라지 않았다"며 "다저스는 그때 투자했던 것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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