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분신 택시기사 폭행’ 회사 대표에 징역 5년 구형

김세훈 기자 2024. 1. 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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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 설 명절 전 장례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엄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임금체불 문제로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를 생전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 택시회사 대표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판사 최선상)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상해·특수협박 등 혐의를 받는 해성운수 대표 정모씨(52)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 방씨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멸시·폭행·협박해 방씨가 분신 사망하는 데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며 “방씨 사망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보다 20살 많은 다른 근로자를 주먹으로 때려 상해를 입히는 등 지위와 권한을 악용해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탄압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방씨의 사망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방씨 측 변호인은 “상습적으로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다수의 폭력 범죄를 저지른 정씨를 엄벌로 다스려달라”고 촉구했다.

정씨 측은 방씨의 사망이 정씨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방씨의 사망은 여러 가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개입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피해자와 합의한 점, 방씨에 대해 애도하며 공탁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정씨는 “피해당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열심히 생활해 법정에 서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 1인 시위 중인 방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4월 방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8월에는 회사 앞에서 시위하던 방씨를 “죽이겠다”며 1m 길이 쇠꼬챙이를 휘두른 혐의도 있다. 방씨는 회사 앞에서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다 시위 227일만인 지난해 9월26일 분신해 열흘 뒤인 10월6일 숨졌다.

정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2월15일 내려진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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