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안? ‘유전자 편집 농산물’ 허용 놓고 유럽 논란

신기섭 기자 2024. 1. 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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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24일(현지시각) '새로운 게놈 기술'(NGT)을 활용해 변형한 농산물 규제 완화 방안을 통과시키면서, 유럽에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전자 편집 기법을 이용해 변형한 농산물도 기존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준해 금지해왔는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기후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게놈 기술 허용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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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환경위에서 허용 방안 통과 계기로 부각
“기존 농산물과 비슷”, “환경 영향 우려” 맞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표시가 붙은 빵.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24일(현지시각) ‘새로운 게놈 기술’(NGT)을 활용해 변형한 농산물 규제 완화 방안을 통과시키면서, 유럽에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최신 기술은 과거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단체 등에서는 일단 허용되면 다른 농산물이 오염되는 걸 막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이날 새로운 게놈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농산물을 두 부류로 나누고 전통적인 농산물과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부류는 규제를 하지 않는 방안을 찬성 47 대 반대 31로 통과시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위원회의 제시카 폴프예르드 조사위원은 이 방안이 유럽의 식량 안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강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조만간 최종 합의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다음달 5~8일께 표결 처리를 통해 새로운 게놈 기술 허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유럽의회의 방침이 확정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회원국을 대표하는 이사회와 최종 법안 마련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

‘새로운 게놈 기술’은 외부 유전자를 이식하는 기존의 유전자 변형과 달리, 식물의 기존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 기법 등을 이용해 편집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을 활용한 농산물로는 소금기에도 잘 버티는 벼, 바이러스 내성이 있는 카사바 나무, 불포화 지방산을 강화한 콩 등이 있다. 새로운 게놈 기술을 활용한 농산물의 대부분은 현재 북미와 남미 대륙에서 재배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전자 편집 기법을 이용해 변형한 농산물도 기존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준해 금지해왔는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기후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게놈 기술 허용 방안을 제안했다.

2020년 게놈 편집 방법 개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등 37명의 노벨상 수상 과학자와 1500여명의 과학자들은 최근 유럽의회에 보낸 공개 편지에서 이 기술 허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훼손, 식량 위기 등을 거론하며 “새로운 게놈 기술의 이점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개량 방법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곡물을 만드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새로운 게놈 기술을 이용한 농산물이 주변의 기존 농산물을 오염시킬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유전자 변화가 생태계에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린피스 유럽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 담당 활동가 에바 코랄은 “지난 몇십년 동안 진전시켜온 농민과 소비자 권리 보호, 환경 보호 방안이 생명공학 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폐기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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